4일 지역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 전체 벤처기업의 39.5%를 차지하던 교수·연구원 창업이 2011년 8.55%까지 감소하다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먼저, 화장품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분산제 '계면활성제'의 인체 유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의 연구원 창업이 있었다. 추민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기능재료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은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물과 기름을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 추 연구원은 작년 9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분산장비 개발 및 분산 전문기업인 ㈜그린솔을 창업했다. 추 연구원은 미래부에서 주관하는 신산업 창조프로젝트의 일부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 발부터 창업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자동차 산업 등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차세대 나노소재도 개발돼 작년 하반기 바로 상용화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김재우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소재개발부 박사팀이 작년 9월 차세대 나노소재로 주목받는 질화붕소나노튜브(BNNT)기술을 상용화하고자 내일테크놀로지㈜ 를 설립했다. BNNT는 탄소나노튜브와 유사한 열전도, 기계적 특성으로 900℃ 이상의 고온에서도 화학적 안전성과 열중성자 흡수력 등이 뛰어나 원자력ㆍ우주, IT, 바이오메디컬, 에너지 분야 등에서 활용성이 높은 신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기술은 특허를 2건 출원ㆍ등록하고, 3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황이다.
박병기 한국화학연구원 그린화학소재연구본부장실 책임연구원은 작년 10월 ‘CNTs- 나노금속 융합 Membrane Filter 사업화’ 기술을 통해 (주)씨지앤티를 창업했다. 이 기술은 중금속, 유해가스, 유해유기물 및 방사성 핵종 등 다양한 액상, 기상 오염물질의 산화, 흡착 및 분리하는 필터 제조 기술이다. 박 연구원은 기존의 흡착제나 촉매들로 제거하기 어려운 환경오염물질에 초점을 맞추어 CNTs의 구조적 특성과 표면화학적 특성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면 기존소재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연연 소속 연구원이 직접 창업을 하지 않고도 출연연이 타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과학계 관련 종사자들은 기술이전에는 긴 시간 소요 등 많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원 창업의 증가세에 대해 출연연 관계자는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및 지원이 연구원 창업이 증가하는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IMF 이후 한동안 창업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었지만 최근 창조경제 흐름에 따라 제2의 창업바람이 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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