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연대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옛날 사고 방식이라고 본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말로 들린다”고 밝혔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은 전날 김한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썼던 표현과 비슷하다.
안 의원은 “제가 탈당하기 전에 1대 1 상황에서 이길 수 있었느냐”고 반문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대로 가면 무난하게 진다고 모두들 포기하는 당이었다. 희망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무난하게 지는 것보다 더 모험적이지만 더 많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그런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대한 세력을 확보한 후 총선에서 3자구도로 선거를 치러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앞서 그는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최대한 많은 후보를 내겠다고 밝힌바 있다.
안 의원은 서울시장부터 대통령 후보직까지 양보했지만, 오히려 특정 계파(친노)의 패권주의만 강화됐다는 지적이다.
전날 더민주를 탈당한 김한길 의원도 이날 부친인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 묘소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다당제 선거 구도가 불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분열하면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된다하는 것이 큰 겁박으로 작용하면 안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잔류 의원들은 이날 김한길 전 대표 탈당에 대해 “막장정치”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전의 당명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새정치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민주라는 절차를 약속하고, 연합이라는 연대의 정신과 통합의 정신을 약속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그 창업주(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했다. 약속을 불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막장 정치가 성공할 수 없도록, '정치는 약속도 무겁게 하고 책임도 무겁게 지는 것'이라는 것을 국민이 심판해주고 끝까지 추궁해줄 때 막장 정치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국민의 원하는 것은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생산적·발전적 혁신”이라며 “야권이 분열해나가는 작금의 모습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 목도하셨다면 통곡할 일이라고 확신 한다”며 김 전 대표의 탈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야권에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당제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총선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수 밖에 없다는 인식 속에서 두 세력이 혁신과 인재영입 결과에 따라 후보별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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