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길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
두통의 종류와 원인은 정말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두통약을 한두 알씩 복용한 후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두통약을 달고 살기도 한다. 두통이 지속되면서 원인을 찾기 위해 MRI, CT 등의 검사를 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결국 스트레스, 신경성 등의 모호한 이야기를 듣게 되거나 꾸준한 운동을 권유받기도 한다. 김씨와 같은 경과를 거쳐 온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많은 경우가 근육 긴장에 의한 긴장형 두통이었다.
긴장형 두통의 경우 두통약에 잘 반응하는 편이고, 그 강도가 편두통이나 군발성두통 등 다른 유형의 두통에 비해 심하지 않은 편이어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50% 정도의 환자에서 만성 긴장형 두통이나 약물과용두통으로 진행되어 병의 호전이 어렵게 된다. 긴장형 두통의 발생기전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신체적·정서적 스트레스나 잘못된 자세나 습관, 무리한 활동 등으로 인해 흔히 두피에 분포하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한다고 추측된다.
어깨와 목의 여러 근육은 두개골에 부착되어 있고 직간접적으로 이러한 두통의 원인이 된다. 두통약을 복용하고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러한 근육에 대한 직접 자극이 필요하고 이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침 치료'다. 두통이 근육으로 인한 문제인지 혹은 어느 근육의 문제인지는 두통의 양상이나 여러 가지 병력청취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해당 근육을 직접 자극하는 방법 외에도 각 경락의 소통 방향을 따라 문제가 되는 경락을 선택하여 해당 경락의 기운을 잘 소통시킬 수 있는 혈 자리에 침 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한 같은 근육의 긴장 문제라도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환자는 환자의 평소 체질에 따라 한약 처방을 달리해 치료하기도 한다. 척추의 부정렬이나 턱관절 문제가 동반되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추나치료를 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평소 근긴장을 유발하는 자세나 습관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하며,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추워진 날씨에 움츠러 들기 쉬운 요즘 가벼운 두통이 발생한다면 가벼운 목과 어깨 스트레칭부터 시작해보자.
이한길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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