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신고돼 사건화되는 교통사고는 광주보다 많아도 이를 조사하고 판단할 교통경찰 인원은 광주보다 적은 실정으로 개선이 요구된다.
지난해 대전경찰청 사고조사 경찰관 1명이 교통사고 월 23.1건씩 처리했는데 이는 전국 평균 16.6건을 훌쩍 넘어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해 대전에서 1만8295건의 교통사고가 경찰에 접수됐는데 이걸 교통사고조사 경찰관 66명이 모두 처리했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나가 증거를 수집하고 정확을 파악한 후 조서를 작성해 송치하는 업무가 하루에 한 건씩 새로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경찰청 전국 사고조사 경찰관이 평균 월 15.2건씩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상황으로 대전경찰 사고조사 경찰관은 이보다 51% 더 많은 사고조사를 벌이는 셈이다.
또 올해부터는 사소한 접촉사고도 경찰에 신고돼 사건화되면 출동 경찰이 PDA에 개요 등을 작성해 경찰 내부망에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게 사고조사 경찰이 맡아야 할 사건의 폭증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대전경찰에 접수된 교통사고 건수는 2만5099건으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했고, 사고조사 경찰 1인당 담당하는 사건 수도 25.2건으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특히, 광주경찰청의 사고조사 경찰 1인당 담당하는 교통사고 수가 지난해 16.5건 올해 14.9건으로 올해 대전경찰 1인당 담당 건수의 60%밖에 안 된다. 이는 대전경찰에 접수되는 교통사고 건수는 광주보다 많은데 이를 조사할 경찰관 인력은 광주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경찰청에 근무하는 교통 사고조사 경찰은 83명 수준으로 광주경찰청 110명보다 적다.
올해 교통사고 건수는 대전이 광주보다 6800건(37%) 많다.
그나마 대전경찰은 올해 초 사고조사 경찰을 7명 증원했는데 2007년 개청 이후 교통 사고조사 분야에 경찰 첫 증원이었다.
문제는 사고조사 경찰이 상대적으로 적고 경찰 1명이 담당할 사건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아 사고를 당한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달에 평균 25건씩 처리하는 상황에서 교통사고 현장의 다양한 증거를 수집하거나 다양한 진술을 받아주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전 한 경찰서 사고조사 경찰은 “최근에는 사고조사계에 근무를 자원하는 요원도 없어 6개월간 공석으로 지낸 경찰서까지 나오고 있다”며 “신고사항에 성실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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