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영남과 호남 대망론 달성을 꿈꾸는 2017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집권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는 정치 지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충청은 대망론의 주인공이 없는 상태에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이완구 대망론'이 지난 4월 꺾이면서 충청을 대표할 리더 부재가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그 공백을 메우려 3선의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여권의 충청 맏형 역할에 나섰으나 충북 의원이라는 한계를 떨쳐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반(半), 불출마 반(半)'이라는 말이 나돌아 대선 출마 의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일단 내년 4월 총선을 지휘할 처지가 못 돼 현재로선 논외의 대상으로 밀려나 있다.
야권에선 '안희정 대망론'이 충남지사 프레임에 갇혀 현실 정치 참여가 쉽지 않다. 그는 여의도 정가를 주도할 '경험치'도 많지 않아 측근 그룹들의 내년 총선 출마 '독려' 분위만 감지되고 있다.
안철수 신당 쪽에선 공주 출신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총선과 대선의 승부를 갈라왔던 중원, 곧 충청을 잡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여야 모두 충청 선거를 치를 '사령탑 부재' 현상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는 충청이 그동안 '인재' 즉 미래 권력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강훈식 동국대 교수의 진단이다.
이런 반성에 기반해 '인물난'에 시달리는 충청에선 원로그룹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아름다운 퇴장'을 통해 큰 인물을 키우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멘토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은 선배 정치인들의 '지혜(위즈덤)'을 배우자는 주장을 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충청 의원은 “충청이 정권을 잡기위해선 선배 정치인들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며 “지역에서 인물을 기르려는 노력과 함께 앞길을 터주는 정치문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정치 지형상 공개적 퇴진 요구를 할 수 없는 처지지만 사실상의 '용퇴'를 촉구는 주장이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은 대전권은 대전시당 위원장인 초선의 정용기 의원(대덕)이 판을 짜야 하고, 충남의 경우 도당 위원장인 김제식 의원(서산 태안, 초선)이 진용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다.
정용기 대전시당 위원장은 내년 총선과 그 다음해 대선을 위해 시당내에 상임 대변인 영입을 구상하는 등 전략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 총선을 이끌어갈 '충청 잠룡' 부재에 한숨만 내쉬는 분위기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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