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육계는 누리과정 예산 부담을 둘러싼 정부와 지역 시도교육청들의 갈등을 비롯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 혼란이 계속됐다. 지역에서는 학교법인 대성학원의 교사 채용 비리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본보는 충청권 10대 뉴스에 포함된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을 제외, 올 한해 지역과 전국을 강타한 교육계 이슈 10대 현안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대통령 공약인 누리과정은 정부가 국고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누리과정의 예산 편성은 교육감의 법적 의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 다시 당장 내년 1월부터 보육대란 현실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충청권의 경우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직권 편성하기도 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누리예산 갈등으로 정작 피해는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지난 10월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 발표’를 통해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교육계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불붙었다.
오는 2017년 3월부터 새 역사교과서가 학교에서 쓰일 예정이지만 정부의 국정화 추진에 대한 반대여론은 거세지고 교육현장과 학계의 집필 거부가 이어지면서 집필진 조차 공개되지 못한 채 교과서 편찬이 진행 중이다.
현재 시민단체는 헌법소원을 통해 고시를 무효화하기 위해 나선 상황인데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안교재 제작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교육현장에서의 대립과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법시험 유예 둘러싼 로스쿨=법무부가 2017년 폐지하기로 했던 사범시험을 4년 유예한다고 발표한 후 이에 반발한 로스쿨 학생들은 자퇴서 제출과 변호사 시험 응시 철회 등 집단 반발하며 논란을 빚었다.
로스쿨원장단도 긴급총회를 열고 내년 치르는 변호사 시험과 사법시험 출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법무부는 하루 만에 “최종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사시 존폐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다.
벼랑 끝 싸움은 대법원이 범국가적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하고 로스쿨 원장단이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화하고 범정부협의체가 합리적으로 구성·운영될 것으로 믿는다”며 “변호사시험 출제 등 관련 업무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해결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시 존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는데다 로스쿨생들의 반발로 인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간강사법 세번째 유예=내년 시행을 앞두고 시간강사법이 세번째 유예됐다.
당장 우려가 제기됐던 시간강사들의 대량 해고 사태는 잠재워졌지만 시행 한 달도 남겨놓지 않고 유예가 결정되면서 대학가의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상당수 대학들이 이미 시간강사 구조 조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면서 강사들이 대학으로부터 다음 학기 강의 폐강 통보를 받거나 해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년간의 유예가 실질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안입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성학원 채용비리=학교법인 대성학원의 대규모 교원 채용 비리는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대전과 세종에서 5개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성학원은 교사 지망생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교사 채용이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 관련자가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시 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51명에 대한 신분상 처분을 법원 측에 요구했다.
대전지법은 1심 판결을 통해 이사장과 상임이사 등 연루자된 피고인들에게 ‘유죄’ 판결했다.
대전시교육청은 1월경 임시이사진을 파견해 부정채용 교사의 임용취소를 단행할 계획이다.
▲ 대전 초중고 9시 등교 외면 = 적절한 수면으로 학습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된 9시 등교 정책이 전국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에 따라 대전시교육청도 ‘9시 등교’와 관련해 각급 학교의 의견을 묻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일반고 학생 70%가 ‘기존의 등교시간이 너무 이르다’고 응답했다. 이후 시교육청은 ‘초중고 행복등교 자율시행 권장안 안내’ 공문을 통해 9시 등교 문제를 단위학교 자율에 맡겼으나 이를 시행하는 학교가 드물어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높지 않았다.
▲충남대 총장 선거=총장선출 방식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충남대 18대 총장임용후보자로 김영상(56·생화학과), 오덕성(60·건축학과) 두 교수가 선출됐다.
선거 하루전 교수회 등이 신청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한차례 선거가 취소됐던 충남대 총장선거는 직선제와 간선제를 둘러싼 구성원간 갈등을 빚으며 선거 막판까지 법정공방이 계속됐다.
결국 지난 23일 추첨식 간선제로 치러진 총장후보자 선거에서는 2명의 후보가 선출됐으며 이들 두 후보는 내달 무순위로 교육부에 추천된다.
하지만 당분간 총장 공백 사태는 피할수 없을 전망이며, 향후 임용 결과를 놓고도 한차례 진통이 일 전망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충청권 다수 대학들이 하위 등급에 포함돼 후폭풍이 거세게 불었다.
대전대·을지대 등 대전지역 2개 대학을 비롯해 충청권 13개 대학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으로 평가 받아 정부재정지원사업 제한과 신·편입생의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 제한을 받게 됐다.
무엇보다 32개의 D·E등급 대학 가운데 충청권에서만 절반가량의 대학이 대거 포함된 반면 사실상 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되는 A등급 34개교 중 서울지역 대학은 16개교가 선정됐다
이로 인해 평가지표와 평가위원들의 편차 조정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대전여고 자사고 취소=서대전여고가 심각한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율형사립고 지위를 재신청한지 2개월만에 자진 반납했다.
서대전여고는 자사고 전환 후 계속된 신입생 미달과 지난 3년간 120여 명의 학생들이 전학을 하면서 전교생이 전체 정원(945명)의 67% 수준인 634명에 그치는 등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을 한 것이다.
이로써 2016학년도부터 서대전여고가 일반고로 전환돼 한 지붕안에 두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표지갈이 교수=남이 쓴 책의 표지만 바꿔 마치 자신의 책인양 출간하는, 이른바 ‘표지갈이’를 교수가 무더기로 검찰에 기소돼 충격을 줬다.
표지갈이 혐의로 기소된 대전·충청지역 대학교수도 원저자 6명, 허위저자 31명 등 중복자 포함해 모두 36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으로 대전이 3개교, 충남 2개교, 충북 2개교 등 모두 7개교다.
이들 교수들은 호봉 승급과 재임용 평가 등을 위해 이 같은 표지갈이 서적을 연구실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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