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충남도와 당진시에 따르면 이날 도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기존 심의 예정이었던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반려처분 취소 청구' 안건을 상정조차 못했다.
관련안은 당사자 간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등 답보상태라는 이유에서다.
당사자는 한국전력공사와 당진시다.
앞서 한전은 당진 송악읍 일대에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시가 2회에 걸쳐 반려하자 도에 행정심판, 대전지법에 행정소송, 광주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내 주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시는 주민 피해가 극심한 만큼 변호사를 선임해 심판과 소송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당진 주민들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 대책위원회는 시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송전선로 백지화 촉구 범시민 결의대회'를 열고 한전의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1997년 정미면 신당진변전소 일대 7개 노선, 107개의 철탑으로 송전을 시작한 후 암 환자가 66명 발생했다”며 “철탑 주변 땅값이 하락하고 매매가 되지 않는 등 주민 재산 및 건강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변전소 건설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돼야 하지만 지난 7월24일 공고한 제7차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사업을 한전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전이 신청한 7만5000여㎡(계획)의 북당진변환소는 경기도 평택에 건립되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당진 등 충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로 주민들은 변환소 및 송전선로 주변의 전자파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전 측은 이 시설은 전국적으로 원활한 전력을 수급하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만을 위한 시설이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시설 건립을 위한 진행과정에서 당진시가 요구한 주민동의까지 받아낸 사안인데 반려조치는 부당하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당진시 측에 구상권 청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충남은 전국 화력발전의 33%를 담당하는데, 이 전력의 60% 이상은 고스란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보내진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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