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아이들과 사랑 나누는 얼굴없는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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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아이들과 사랑 나누는 얼굴없는 천사들

익명 시민, 아동보육시설에 매년 선물·기부금 보내와… 대학원 학생들 봉사 행렬도

  • 승인 2015-12-24 17:36
  • 신문게재 2015-12-25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아동보육시설 혜생원에 도착한 익명 기부자의 크리스마스 선물. 이 기부자는 지난 10년간 익명으로 기부를 이어왔다.
▲ 아동보육시설 혜생원에 도착한 익명 기부자의 크리스마스 선물. 이 기부자는 지난 10년간 익명으로 기부를 이어왔다.
지난 18일 대전 서구 정림동 아동보육시설 후생학원에 아이들을 위한 선물 택배가 도착했다.

보내는 이의 이름이나 주소는 적혀 있지 않았지만, 후생학원 김주원 원장은 짐작 가는 분이 있었다.

설이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난 10년간 쇠고기며 아이들 선물을 꼬박꼬박 보내주었고, 시설을 방문해서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아이들에게 사용해달라며 기부금을 놓고 가곤했던 남성이 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이곳 뿐만 아니라 정림동 혜생원, 동구 자혜원 등 대전지역 보육시설 아동들에게 똑같이 숨은 지원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예전에 방문한 적 있어 누구신지 여쭤봤었는데 그냥 도와주고 싶다고 했었고, 그 후로도 매년 아이들에게 선물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보다 일찍 부모의 품을 잃은 아이들이 지내는 대전지역 보육원에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맞아 사랑을 나누는 마음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서구 정림동에 있는 보육시설 후생학원 아동들은 최근 자신이 원하는 선물을 받아봤다. 아이들이 받고 싶은 선물을 적어 나무에 붙이면 인근 교회 교인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선물을 구해줬고, 보육원에서 아이들과 과자 굽는 체험활동도 했다. 아이들 49명이 함께 생활하는 후생학원 김주원 원장은 “비싼 건 아니었지만 자기가 갖고 싶은 선물도 가져보고, 어른들과 과자도 직접 만들어보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구세군 보육시설인 혜생원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학원 동아리 차원의 봉사활동이나 익명의 기부가 접수되고 있다.

대학원 학생들은 아이들이 갖고 싶은 선물 목록을 적어가 교내에 공지해 선물을 구해줄 수 있는 기부자를 모집했고, 아이들은 소박한 선물을 하나씩 받을 수 있었다.

동구 하소동에 위치한 70여명 규모의 성심원은 아동으로 구성된 '소리향기'라는 바이올린 공연단을 통해 연주 재능기부에 오히려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창단 10년째인 성심원 소리향기는 원생들이 탄탄한 연주실력을 갖춰 2012년 대전평생학습동아리 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전 혜생원 박하용 원장은 “보육시설을 찾아오는 후원 손길이 예년보다 줄어들었어도 부모 품 잃은 아이들을 돕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며 “자녀에게 보내는 사랑을 주변 외로운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마음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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