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내년 4·13 총선 공천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을 필두로 한 유명인사들의 '험지차출'이 대세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김황식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 지사등도 '험지'로 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 이면에는 2017년 대권 잠룡으로 체급을 올리기 위함이 깔려 있다.
지역 정가에서도 이런 바람을 타고 충청 잠룡 후보군을 두텁게 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가 온게 아니냐며 충청의 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험지' 도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배재대 최호택 교수는 “충청 정치인도 영호남 출신 국회의원들과 같이 전국적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수도권 등 어려운 지역에 가서 정치적 승리를 거두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한다”고 큰 인물론을 폈다.
일례로 정치 신인이지만 안대희 대법관의 경우, 험지 출마 수락 자체로 전국적 이슈를 타고 있는 것처럼, 충청의 중견 정치인들도 이러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야만, 정치 신인들의 '진입로'가 만들어지며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청 잠룡 중의 한 명인 충북 청주 상당구의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일 당에서 요구하면 '험지' 출마도 고려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4선 도전을 텃밭이 아닌 험지에서 승부를 걸었을 때 돌아오는 '전리품'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 의원은 청주지역도 새정치연합이 가한 충청의 '험지'라며 한발 물러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대전·충남쪽 정치인들 가운데 3선에서 6선에 이르는 중진 의원은 10명에 달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큰 선언'을 할 정치인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중 6선인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지난 4월 후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불출마 선언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현재 '성완종 리스트'에 휘말려 재판중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가 험지 출마 등의 카드를 던질 개연성에 대한 얘기로 나온다. 단 1심 결과가 무죄로 나왔을 때에 한해서다.
안철수 신당 측에선 공주 출신의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충청 대표 선수로 내세워 지역 민심을 확보하고 중원의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충청의 발전을 위해선 지역구를 챙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큰 미래를 위해 중앙 정치권에서 입지를 다지는 큰 정치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 라인 업을 선수(選數) 높은 사람들로 채울 것이 아니라 새 인물들이 대거 앞장 기용하는 세대교체형 공천이 돼야 여야 모두 승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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