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글 잘 쓰는 비법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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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읽기]글 잘 쓰는 비법을 알려 드립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승인 2015-12-24 13:41
  • 신문게재 2015-12-25 12면
  • 이현경 한밭도서관 사서이현경 한밭도서관 사서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

▲이현경 한밭도서관 사서
▲이현경 한밭도서관 사서
누구에게나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래서인지 시중에 글쓰기 관련 책도 많이 출간되었다. 그중에서 유시민의 책을 선택한 것은 실생활에 필요한 간결하고 논리적인 글쓰기 책이라고 생각해서다.

유시민은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거꾸로 읽는 세계사'부터 '나의 한국 현대사'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그래서 글 쓰는 비결에 대해서 물어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작년에 무료논술특강을 개최했는데, 강연만으로는 부족해서 책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노력한다고 누구나 안도현처럼 쓸 수는 없지만 유시민처럼은 쓸 수 있다”고 한다. 문학적 재능은 타고나야 하지만, 논리글쓰기, 생활글쓰기는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글쓰기는 자동차 운전과 비슷해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고 몸에 배일 때까지 훈련하면 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지켜야할 3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할 것',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할 것',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할 것'이다. 여기서 '취향'은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객관적인 기준이 모호하다. 주장에는 취향 고백과는 달리 타당성을 논증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오랜 세월 논증 없이 주장만 있는 사회에 살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현실에 익숙하다. 또한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은 엄격한 논증을 싫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쾌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취향과 주장을 구별하고, 주장에는 반드시 논증이 뒤따라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 비법을 설명한다. 첫 번째 비법은 독서다. 그는 대학시절 구치소에서 쓴 '항소이유서' 덕분에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구치소에 있었던 7년 사이에 한 일이라고는 책 읽기가 전부였고, 특히 박경리의 '토지'는 다섯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책 읽기만으로는 글쓰기 훈련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 비법은 발췌 요약이다. 저자는 발췌 요약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텍스트를 읽고 핵심을 추려 논리적으로 압축하는 작업을 통해 독해력과 문장 구사력, 요약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의 첫 책인 '거꾸로 읽는 세계사'도 발췌 요약한 책이다. 텍스트 요약은 여럿이 해야 효과가 있다. 그래야 텍스트의 오독을 막고, 핵심 파악이 쉽다. 텍스트 요약으로 글쓰기 근육을 키운 뒤에는 발표를 통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때 악성댓글이나 혹평이 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글에 대한 비판이지 인격에 대한 비판은 아니므로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따라서 세 번째 비법은 발표와 평가다.

글은 말하는 듯이 쓰는 것이 좋다. 글을 잘 쓰려면 무엇보다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잘못 쓴 글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추천했다. 또한 쉽고 전달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단문을 쓸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꼭 맞는 단어를 찾아서 말의 뉘앙스를 살려서 써야 올바른 문장이 이루어진다. 이 모두를 어우르는 네 번째 비법은 모국어 실력이다.

글은 나를 표현하고 남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수단이다. 유시민은 잘 쓴 글이란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되고 읽기 쉽고 듣기도 쉬운 글이라고 한다. 전문적인 어휘보다는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듯이 써야 좋은 글이 된다.

글은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이 되지 못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이것이 논리 글쓰기의 핵심인 것 같다. 글은 결국 삶을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보면 글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산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하면 나도 잘 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쓰는 것. 발표하고 소통하고 수정해 나가는 것. 이것이 유시민이 내게 알려준 글쓰기 영업 기밀이었다.

이현경 한밭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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