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요충지에선 친박과 친노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다선 의원들이 어느 때 보다 긴장하는 분위기다.
여야는 2017년 대선에서 중원의 교두보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 4월 총선을 크게 보고 있다. 정치권이 꼽는 요충지는 세종, 논산·금산·계룡, 공주, 보령·서천, 서구갑, 서구을, 중구, 신설예정인 유성갑, 유성을, 중구 등이다.
세종의 경우, 친노 좌장격인 6선의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전 총리와 친박계로 분류되는 박종준 청와대 전 경호실 차장이 맞붙을 기세다. 다만 새누리당 내 경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논산·금산·계룡은 신박(新朴)의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7선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에선 참여정부 김종민 대변인이 지난 19대 총선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공주에선 4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정진석 전 국회사무총장이 친박의 깃발을 들고 친노 성향의 박수현 의원(새정치연합)과 진검 승부를 벼르는 형국이다.
이 지역은 여야 모두에게 중요하다. 선거구 획정과 더불어 이완구 전 총리의 정치적 명운이 달린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진행중인 곳이기 때문이다.
보령·서천에서는 친박 행동대장격인 김태흠 의원이 서천군수를 세 번이나 지낸 친노인 나소열 전 군수와 결전을 앞두고 있다. 소지역구도에 따라 보령 출신인 김 의원이 다소 유리한 입장이나 서천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진 나 전 군수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전 서구갑에서도 친박 성향의 이영규 변호사가 '4전 5기'를 불사르고 있다. 이 변호사는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전략 공천으로 서갑에 자리를 틀어, 충청에선 원조 친박(親朴)격이다. 상대는 5선에 도전장을 낸 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새정치연합)이다. 박 의원은 친노는 아니지만 당내에서 입지가 단단한 동시에 충청의 새정치를 아우르는 맏형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서을에서도 참여정부 당시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과 4선에 도전하는 이재선 의원의 쟁탈전이 예견되고 있다. 일각에선 친박인 코레일 최연혜 사장의 출전 얘기도 들린다.
유성과 중구에서도 비례대표 1번인 민병주 의원과 이에리사 의원이 지역구 도전에 각각 나서며 친박의 깃발을 꽂기 위한 결전에 들어갔다. 유성에선 3선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상민 의원과 친박이면서도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민 의원의 '결투'가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이 지역은 유성갑과 유성을로 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 차관을 지낸 김신호 전 대전교육감도 출마를 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강훈식 동국대 교수는 “중원을 잡아야 차기 대선구도를 짜는데 유리한 여야 입장에서 충청에서의 총선은 큰 의미를 담고 있다”며 “다만 안철수 신당이 충청에서 힘을 쓰느냐에 따라 판세가 좌우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