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구 대흥동 주택가에 거주하는 강모씨(41)는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주변을 살핀다. 길고양이가 먹이를 찾기 위해 쓰레기봉투를 뒤져 길바닥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강씨는 “길에 버려진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뒤져 내 이름이 적힌 편지와 함께 밖으로 나와 인근 주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대전지역 주택가에서 길고양이로 인한 주민불편이 끊이질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발정기 울음소리로 인한 수면 방해, 교통사고 유발과, 기생충 전염 역할을 하고 있어 생활불편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의 불편 호소에 대전시는 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마릿수 줄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되자 지난 2011년부터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현재 지역 5개구에서 담당하고 있다.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지역으로 구청직원이 방문해 고양이를 포획, 중성화수술을 한 뒤 방생한다.
지역에서 중성화수술을 받는 길고양이는 2011년 216마리, 2012년 326마리, 2013년 438마리, 2014년 450마리, 올해 12월 말 현재 470마리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성화 수술을 받은 길고양이가 늘고 있지만 한 해에 통상 20마리의 새끼를 낳는 번식력은 감당할 수 없다. 또 중성화수술에 투입되는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많은 고양이를 중성화시키기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길고양이 번식을 막기 위한 예산확보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상 지역 주택가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한 동네에서 100마리가 있으면 70~80마리 이상 중성화 수술을 시켜야 마릿수가 줄어들지만 예산이 부족해 현재보다 10배 이상 많은 돈이 투입돼야만 한다”며 “민원 해소를 위해 각 구청에서 열심히 뛰고는 있지만 어려움은 있다. 내년부터 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파헤치지 않도록 시민단체들이 고양이급식소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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