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충격적인 상황에서 혈압이 오른다며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정말로 혈압이 오르면 뒷골이 당길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뒷목, 뒷골이 당기는 것은 혈압과 상관이 없다. 이는 고혈압에 대한 상식 중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처럼 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박만원 심장내과 교수로부터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박만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
▲혈압이 올라가면 뒷목이 뻣뻣해진다?=고혈압학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의하면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 1기 고혈압은 160/100mmHg, 2기 고혈압은 160/100mmHg 이상으로 분류한다. 문제는 2기 고혈압이 되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데 있다. 하지만 종종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는 악성고혈압, 즉 수축기 혈압이 180, 200mmHg까지 올라가면 두통, 현기증, 두근거림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뒷목이 당기는 것은 스트레스와 좋지 못한 자세 등으로 인해 두피와 목 근육이 수축되고 뭉치면서 생기는 경우이다. 이럴 때는 적절한 스트레칭과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고혈압 관리 나트륨은 독, 칼륨은 약?=고혈압과 나트륨의 관계는 상당히 밀접하다. 나트륨 섭취가 많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섭취를 줄이면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 하루 10g의 염분을 섭취하는 사람이 염분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혈압이 4~6 정도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반대로 칼륨 섭취는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칼륨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 있는 나트륨 성분을 몸 밖으로 밀어내게 되고, 나트륨이 나갈 때 수분도 같이 배출되기 때문에 혈압이 소폭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칼륨이 담긴 음식으로는 감자, 고구마, 케일, 근대, 시금치, 토마토, 바나나 등이 있다.
▲칼륨 섭취 누구에게나 좋다?=고혈압학회에서 고혈압환자에게 권하는 첫 번째 생활수칙 중 하나가 제철과일과 채소를 매일 먹는 것이다. 칼륨 섭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섭취하느냐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음식을 통해 섭취할 것을 권장하는 것이다.
칼륨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간혹 칼륨이 정제된 알약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고칼륨혈증을 주의해야 한다.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근육마비, 부정맥, 심한 경우 심장 정지까지 올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긴다. 특히 칼륨이 배설되지 않는 만성신부전 환자나 투석환자는 칼륨 섭취를 아주 조심해야 한다.
▲음식 짜게 먹는 한국인, 다른 나라보다 발병률 높을까?=한국 사람들은 라면, 국, 찌개 등을 많이 먹기 때문에 고혈압 발병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같은 연령대, 남녀 성별로 비교했을 때 고혈압 발병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 혈압이 나트륨 섭취와 관계가 있지만 그것 하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식습관, 생활환경, 인종적 차이 등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금 섭취는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학회에서는 하루 소금 섭취량으로 6g, 티스푼으로 한 스푼 이하로 먹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박만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은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증 등의 원인질환으로 성인질환의 사망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며 “매일 유산소 운동과 염분섭취를 줄이는 생활요법과 올바른 시기에 약을 먹는 등 관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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