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 주진입로나 도청대로 등에서 야생 동물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빈번하지만, 행정 당국의 관리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출현이 빈번한 지역에서는 서행하고, 발견 시 라이트를 끄고서 경적을 울리면 동물이 도망간다고 조언했다.
지난 15일 오후 1시30분께 내포 아파트 단지 인근의 충남대로 상 버스정류장. 터널 입구 바로 옆이기도 한 이 정류장 앞에서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새떼가 도로 한쪽에서 동물의 사체를 뜯어먹고 있던 것.
운전자와 동승자들은 터널을 지나자마자 발견된 동물의 사체와 새 떼를 피하려 사고 위협을 느껴야 했다.
심지어 이 동물은 형태조자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처참해 건장한 남성들도 고개를 돌리고 외면해야 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내포 주진입로를 운행하던 한 남성이 고라니 출현으로 몸이 튕겨나갈 정도의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뒤를 따르는 차가 있었다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외에도 홍성군민 김모(33)씨는 수개월 전 도청대로에서 고라니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 끔찍한 일을 겪었다. 김 씨는 “고라니를 친 죄책감과 놀라움은 수개월이 지나도 줄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운전자들 사이에선 “야생 동물 출현 시 후속사고 예방을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동물을 치고 지나간 뒤 수습해야 한다”는 놀라운 조언도 나온다.
내포 신도시는 기존 산 인근 농촌 마을에 조성된 터라 이런 로드킬 사고나 위협이 빈번하지만, 행정 당국 차원의 관리 및 대응은 전혀 없다.
도는 도 종합건설사업소에 관리를 미뤘고, 도 종건소는 “산이나 농촌마을 주변에 있는 광범위한 내포 신도시 도로들은 관리가 어렵다”며 “개인이 조심해야 할 사안이지 행정 당국에서 야생동물의 출현을 막아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로드킬로 인한 후속ㆍ대형사고 위험성에도 무책임한 당국에 주민들은 답답하다. 50대 주민 이 모씨는 “산과 인접한 터널 주변 등 신도시 내에서도 특정 장소에서 야생동물의 출현을 자주 목격했다”며 “당국에서 개발행위를 할 때나 그 이후에도 이런 것을 파악해 울타리와 생태도로 등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드킬 발생 때는 각 지자체 환경관련 부서나 당직실, 도로공사(1588-2504), 전국 야생동물 보호협회(02-496-8230~1), 지역번호+120 등으로 신고하면 신속한 사체 처리 및 2차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국도 및 지방도 등의 로드킬 집계는 어려운 실정으로 도로공사는 국내 고속도로에서의 로드킬만 2006년 5600여건, 2008년 2286건 등 해마다 2000여건 이상의 야생동물 충격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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