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관가는 이맘때가 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주시한다. 고위직의 인사 검증 절차의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
요즘, 충청 출신 고위직 사이에선 인사 경합에서 영남과 호남에 밀려 '좋은 자리'로 이동이 쉽지 않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올해 4월 이완구 전 총리의 낙마 이후 충청정가와 관가가 패닉상태에 빠졌고 전반기에 임기가 끝난 '강창희-박병석 국회의장단' 라인이 사라지면서 '줄대기' 창구를 찾기 어려워져서다.
이래서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장관급과 검찰, 경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충청맨'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정종섭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행자부 장관 후보군에는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정재근 행자부 차관, 정진철 청와대 인사 수석 등 '충청 3인방'이 하마평에 올라 경합을 벌이고 있다. 강원 출신인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제 1차장이 '강원 몫'으로 레이스에 뛰어든 것이 큰 부담이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는 부여 출신의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의 발탁 얘기가 돌았으나, 여권 일각에서 정치인 기용설이 제기되면서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사정기관의 핵심인 검찰 내 충청 입지도 얇아지고 있다. 검찰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47명 출신지역 현황(3월 자료)에 따르면 대구 경북이 10명 (21.3%), 부산경남 10명(21.3%), 서울 8명(17%), 광주전남 7명(14.9%), 충북 3명(6.4%), 전 북 3명(6.4%), 대전 충남 2명(4.3%), 강원 2명(4.3%), 인천 경기 2명 (4.3%) 등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 충남 출신으론 연수원 18기인 이명재 사법연수원 부원장(논산)과 검찰 내 첫 여성 검사장인 조희진 제주지검장(예산)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검사장급 승진 대상자로는 21기인 예산 출신의 김태광 서울고검 검사와 대전 출신의 송인택 서울고검 송무부장(충남고), 당진이 고향인 이두식 서울고검 형사부장, 보령 출신의 이정만 대전고검 검사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2기에선 충남고 출신의 이상호 서울중앙지검 제 2차장 검사가 유력 승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인사에서는 경찰청장과 경찰내 2인자인 서울청장을 놓고 충청인맥인 구은수 서울청장과 이상원 경찰청 차장이 각각 경합중이다. 치안정감을 놓고는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당진), 백승엽 경남청장(예산)이 뛰고 있다. 치안감 승진에도 황운하 서울청 생활안전부장(대전), 박재진 경찰청 대변인(논산)이 치안감 자리 10여개를 놓고 막바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앙 부처의 한 충청출신 고위직은 “박근혜 정부는 고위직에 대한 지역 배려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치력이 취약한 충청과 강원권이 상대적인 소외를 많이 느낀다”며 “이럴 때 일수록 충청 정치권이 인사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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