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1 야당의 핵분열이라는 '시계제로 정국'속에 선거구 획정까지 늦어지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일꾼을 뽑는 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전락, 혼돈을 부채질하고 있다.
14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4월 13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들은 15일부터 각 관할 선관위에서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 전날인 다음달 15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 희망자는 등록시 피선거권 증명서류와 전과 기록 증명서류, 정규학력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하며 기탁금 300만원도 납부해야 한다.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설치를 비롯해 공고한 수량범위에서의 예비후보자 홍보물 발송, 선거운동용 명함을 배부할 수 있다. 어깨띠 또는 표지물도 착용 가능하다.
예비후보 등록일에 맞춰 출마 예정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이은권 대전 중구당협위원장과 이영규 서갑 당협위원장, 이재선 전 의원, 조성천 변호사,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 등 새누리당 소속 원외 인사들 위주로 예비후보자 등록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역 의원들의 경우,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최대한 등록 시기를 늦춰서 내년 초께는 돼야할 것이라는 것이 각 의원실들의 일관된 방침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측 인사들 대부분은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등으로 소란스러운 당내 여건을 감안해 주중 후반이나 다음주에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 정개특위 활동이 종료되고, 여야가 거듭된 공방 끝에 지역구 의석수를 7석 안팎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인다는 원칙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비례성 확보 방안에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주와 부여·청양 등 통폐합이 예상되는 선거구의 출마예정자들은 선거구 획정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면서도 깜깜이 선거에 속이 타는 양상이다.
한 출마예정자는 “선거구 획정 향배를 지켜본 뒤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주에라도 서류를 접수해 뛰어야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나 허태정 유성구청장과 이근규 제천시장 등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역 기초단체장들은 맡은 직분에 충실하겠다는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허 청장은 이날 “정치의 근간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남은 임기동안 흔들림 없이 구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예정자는 물론 유권자들의 혼돈을 야기하고 있는 선거구획정과 관련해서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안의 연내 국회 처리가 무산될 경우에 대해 “그게 입법 비상사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선거구 획정안과 각종 쟁점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자 집무실을 방문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여야 합의가 안 돼서 내일 본회의가 안 열리면, 31일 이후부터는 여러분 지역구도 다 없어지고 예비후보도 간판을 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우성·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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