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 백암산에 있는 600고지 전승탑. |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이 일대를 둘러싼 백암산은 6·25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 역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군의 빨치산 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진 곳 중 하나다.
전략적으로 이곳은 천혜의 요새라 할 수 있다. 건천리 동쪽과 남쪽, 서쪽 모두 백암산과 해발 759m의 선야봉(仙冶峰)이, 북쪽은 금남정맥이 둘러싸고 있다. 오항고개와 배티재를 넘지 않으면 백암산 등을 넘어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수천여 명의 빨치산이 장악한 이곳에서 1950년 11월부터 1955년 1월까지 숱한 전투가 벌어졌다. 1951년 5월 국군(9사단)과 대둔산 지구 전투경찰대, 민간인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된 토벌대가 처음으로 백암산에 투입됐다. 요새 중의 요새라 무려 5년 가까이 지리한 싸움이 계속됐다.
5년여 동안 양쪽 모두 2563명이 목숨을 잃었다. 빨치산 2287명이 사살되고 1025명이 생포됐다. 국군 20명과 경찰 184명, 민간인 72명 등도 희생됐던 이 전투가 바로 '육백고지'(600) 전투다.
금산군은 1991년 3월 25일 육백고지 전투의 전적을 기리고,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육백고지 전승탑'을 건립했다. 전승탑 아래쪽에는 충혼비와 육백고지 참전공적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백암산 산행의 기점이기도 한 육백고지 전승탑은 배티재 또는 백령이라 불리는 고갯마루에 있으며 전승탑 뒤로는 백제시대의 산성인 충남도 기념물 제183호 금산 '백령성'(栢嶺城)이 있다.
세종=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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