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식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올해 FA시장에서 화끈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균과 조인성을 잔류시키는 데 이어 불펜 최대어 정우람과 스윙맨 심수창을 영입했다. 이들과 계약하는데만 191억원의 돈을 썼다. 여기에 올 시즌 후반 맹활약한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190만 달러에 계약했다. FA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한화가 연봉협상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결과부터 말하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전체적으로 보면 애매한 성적을 거뒀다. 시즌 막판 '가을 야구'에 실패하면서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예전과 같이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도 아니어서 실패한 시즌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선수들에게 선물을 줄 명분이 부족하다.
한화는 2012년과 201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음에도 선수단의 기를 살려주는 차원에서 기록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지 않고 연봉을 소폭 인상해 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선수 개인별 성적으로 연봉협상을 벌였다. 1군 선수 중 활약이 미진한 선수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연봉을 삭감했다. 더불어 연봉 인상 폭도 크지 않았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선수 개인별 고과 성적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특별히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준 선수가 없다.
팀 내 주력 선수 대부분이 FA 선수들이었다. 마운드에서 연일 투혼을 보인 안영명, 윤규진, 송창식 등 일부 선수들만 눈에 띄는 수준이다. 안영명은 내년 FA자격을 얻는 만큼 인상 폭이 예상보다 조금 더 클 전망이다. 지난해 주전으로 활약했던 송광민, 김태완 등은 부상과 부진으로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선수들도 다수다.
기존 구단의 높은 몸값도 큰 부담 요인이다. KBO가 올해 초 발표한 소속선수 연봉 자료에 따르면 한화는 평균 연봉이 1억3981만원으로 전체 2위다. 한화보다 높은 구단은 4년간 통합 챔피언에 등극한 삼성(1억5876만원)뿐이다. 한화가 최근 몇 년간 FA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한 결과다. KBO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김태균(15억원)을 비롯해 2013년 영입한 FA 정근우와 이용규가 각각 7억원을 받는다. 또한, 지난해 FA 삼총사 배영수(5억5000만원), 송은범(4억5000만원), 권혁(4억5000만원)에 포수 조인성(4억원)도 높은 연봉을 받는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최하위를 기록했음에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지 않고 소폭 인상을 해준 것도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올해도 그 액수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우람과 심수창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화는 2년 만의 찬바람에 다소 늦은 1월 중순에서야 연봉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한화가 올해 연봉협상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