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금강살리기 적법” vs 환경단체 “국민우롱 판결”

법원 6년만에 확정 … 반발 거세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중 금강 살리기 사업은 적법했다는 대법원 판결이 6년만에 나왔다.

환경단체들은 “국민과 역사를 우롱하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0일 오전 강모씨 등 대전·충남지역 주민 333명이 국토해양부 장관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예산과 하천공사 시행계획은 수립절차와 효과, 목적이 서로 다르다. 예산 편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시행계획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는 지적에는 “공고와 주민설명회 등 절차를 거쳤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제시됐다”면서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입법취지를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부실하게 작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국민소송단은 2009년 11월 “4대강 사업은 국가재정법과 하천법 등을 위반하고 재량권을 일탈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국민소송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홍수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택 가능한 수단”이라며 “보 설치로 인한 유속저하 및 체류시간 증가로 수질이 악화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3부도 이날 오후 한강·낙동강·영산강 살리기 사업 취소소송의 상고심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런 판결이 확정되자,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국민적 상식으로 검증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모두 부정한 것”이라며 “정부 주도의 국토환경 파괴사업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을 국민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 판결로 우리는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사법 현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4대강을 지키지 못할망정, 불법조차 눈감은 또 하나의 부끄러운 사법부의 역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