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적 논리로 사업을 무산시킨 정치권에 대한 원망으로 지역은 분노에 휩싸였다. 정부가 조속히 나서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총선 심판론까지 등장했다.
10일 충남도와 당진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획재정부는 신평~내항 연륙교 건설 사업의 예타 대상 선정을 돌려보냈다.
이 사업은 당진 신평면에서 당진평택항 서부두를 잇는 2.42㎞의 다리를 연결하는 게 골자다.
신평~내항 연륙교는 해양수산부의 교통량 분석 및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BC) 1.09가 나왔다.
이에 국회 상임위 예산 심의 과정에서 1순위로 26억원의 기본설계비까지 책정됐다가 이번에 기재부에 의해 무산됐다.
이 연륙교는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4월 기존 당진이 관리하던 당진ㆍ평택항 매립지 71%를 평택 관할로 넘겨준 곳에 건립될 예정이었다.
정부는 분쟁지역이라는 이유로 당진과 평택 양 지역의 협의가 우선이라고 떠미는 실정이다. 그러나 평택은 매립지 관할권을 상당 부분 가져간 이유가 우수한 접근성이기 때문에 연륙교로 인해 당진의 매립지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분노했다.
나소열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 위원장은 “이 사업은 누구한테 불리하고 유리하고의 문제가 아닌데 정치적 이유로 이렇게 보류시키고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이는 또 한 번 우리 도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황 파악을 해 어떻게 조치를 취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선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지자체간 갈등의 문제를 슬기롭게 풀려면 정부가 해법을 찾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번 사안에서는 지나치게 권위주의적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공정성과 형평성에 저촉되는 문제”라며 “당진과 평택의 도계분쟁은 일종의 괘씸죄 같은 감정적 대응이 적용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중앙정부차원의 대응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며, 빠르게 협의하고 재론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촉구했다.
일부 지역에선 정치권의 무능함을 비난하며 총선에서의 심판론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당진시민 A씨는 “평택의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연륙교 건설 문제는 힘겨루기에서 밀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정치인들의 사퇴 얘기가 나오는 등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홍장 당진시장은 이번 연륙교 문제와 관련해 다음주께 기재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 시장은 “매립지 문제 당시부터 (행자부)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계속 만나주지 않고 있다. 기재부에서 공공연히 평택에서 반대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국가 사무를 이런 식으로 한쪽 지자체 의견을 듣고 하는 경우는 처음 경험했다”며 “기재부 장관의 일정을 조율 중이고, 차관이나 관련 국장부터 우선 만나 의견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진=박승군ㆍ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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