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문화연대 걷기모임 회원들이 복수동 구봉산 정상구간에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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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과 식장산, 보문산이 둘러싸고 3대 하천이 흐르는 있는 대전은 걷기 마니아들에게는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걷기 코스가 잘 조성된 도시다. 계족산황톳길, 대청호오백리길, 갑천누리길은 전국에 있는 걷기 마니아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감탄할 정도로 자연경관과 생태가 잘 보존된 코스다.
대전이 걷기 좋은 도시로 알려지기까지는 국토의 중심이라는 접근성과 빼어난 경관, 지자체의 꾸준한 노력도 있었지만 둘레길이 조성되기 전부터 길을 찾아내고 홍보했던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전문화연대 걷기모임이 바로 그들이다.
대전문화연대의 걷기 모임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였던 계족산임도 15km를 시작으로 마티재구도로, 상신리길, 성북동임도, 만년교 갑천 자연하천구간, 대청호길, 삼천장길, 문의 후곡리길 등 이들이 발굴하고 개척한 걷기 코스만 해도 수백 킬로에 달한다. 2009년부터는 산길위주의 걷기에서 금강을 따라 걷는 형태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레 산길과 강변을 잇는 코스로 이어졌다. 참석자가 늘어나면서 월1회로 진행했던 모임이 2회로 늘어났다. 현재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주말에 진행되고 있다.
2015년부터는 박한표 대표가 걷기모임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5년 전부터 걷기 모임에 참여 했던 박 대표는 “최근 들어 대전지역의 걷기 명소를 찾는 시민들이 부쩍 많아진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관광버스를 이용해 타지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보며 대전이 걷기 좋은 명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걷기모임이 지금처럼 자리잡기까지는 충남대명예교수인 김선건 교수의 노력이 주효했다. 2004년부터 지인들과 대전둘레의 산길 300리 코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한두 명씩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지금의 대전문화연대 걷기 모임으로 발전했다. 김 교수는 “사라진 그리운 옛길들을 복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걷기모임이 벌써 10년째를 넘어서고 있다”며 “지도와 고증된 자료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내고 그 길이 코스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전문화연대의 걷기 모임은 단순히 길을 걷고 홍보하는 것은 물론 지자체의 둘레길 조성사업에 대한 자문과 지적을 통해 명품 걷기 코스를 만드는 일에도 일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수년간 사전답사와 걷기 모임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이 대전시의 둘레길 조성 사업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미 만들어진 길은 물론 새로 정비되는 길에도 조언과 자문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전은 물론 충청지역의 걷기 좋은 길을 발굴하고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대전문화연대 걷기모임이 핵심”이라며 “우리 지역의 걷기 코스를 정리한 가이드북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의 대전의 명품 걷기 코스를 즐기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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