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룡동 롯데시티호텔 부지 특혜 논란

'호텔 조건' 저렴히 매입 후 설계 변경해 분양 시세차익 대전시 “법적인 문제 없다”

▲ 호텔 부지에 오피스텔 건립을 추진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롯데호텔 앞 오피스텔 부지 전경.

대전 유성구 도룡동 4-30 '롯데시티호텔대전' 부지에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부지는 대전엑스포 사후활용 지구단위계획 당시 대전시의 MICE산업 육성정책을 위해 특급호텔을 유치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곳이기 때문이다.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께부터 호텔 사업자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던 시는 8년여 만인 2011년 11월 22일 염홍철 시장과 (주)클라우스앤컴퍼니, 스마트시티자산관리(주)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호텔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스마트시티자산관리(주)는 호텔(1만1149㎡) 부지를 3.3㎡ 당 115만원 정도인 40억원에 (주)클라우스앤컴퍼니에 매각했고, 시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지하 2층, 지상 18층 규모에 310여개의 객실과 피트니스, 전시시설 등 대전컨벤션센터와 연계시설을 갖춘 특급호텔이 들어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전체 1만1149㎡ 땅 가운데 롯데호텔이 들어선 부지를 제외하고, 남은 땅(4949㎡)에 대전컨벤션센터, 호텔과 연계된 부대시설이 아닌 오피스텔이 들어선다는 점이다.

호텔 건립이 한창인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KB부동산신탁(주)와 (주)하나자산신탁은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설계변경을 신청했고, 시 건축위원회는 2013년 12월 23일 7차 심의위원회에 이어 2014년 10월 29일 8차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이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3.3㎡당 600만원 후반대에서 700만원 초반으로, 특급호텔 건립을 조건으로 3.3㎡당 11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땅을 제공받은 업체에 과도한 시세차익이 돌아가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대전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011년 11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 전인 2008년 엑스포 사후활용 지구단위계획 권장용도에 업무시설이 포함돼 있는 것을 근거로, 특정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용도변경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현대백화점이 아울렛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된 유성구 용산동 테크노밸리 호텔부지에 대해서는 '대덕테크노밸리 관광휴양시설용지에는 숙박시설,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 등 지정 용도의 시설은 모두가 입주가 가능하나, 용지 대부분이 판매시설인 경우에는 관광휴양시설용지의 지정목적과 개발발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 자체를 불허하는 등 비슷한 사안을 놓고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고무줄 잣대' 지적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건축위원회는 심의가 들어오면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지, 없는 지에 대해서만 심의를 한다”며 “업무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허가가 난 것이고, 땅을 저렴하게 받았다고 해서 건축허가를 불허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