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서대전네거리역에서 직원이 매표창구를 찾아온 한 노인에게 자동발매기를 안내하고 있다. |
기존에 매표창구와 자동발매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던 우대권·승차권 구입과 교통카드 판매·충전이 지난 1일부터 자동발매기에서만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9일 오전 대전 중구 서대전네거리역 매표창구에는 '도움이 필요하면 벨을 누르라'는 안내문이 붙은 채 막혀 있었다. 역무원은 자동발매기 옆에 서서 발권이 능숙지 않은 노인들에게 이용법을 안내했다.
역사로 내려온 노인 중에는 당연하다는 듯 매표창구로 발걸음을 옮기는 수도 적지 않았다. 역무원들은 자동발매기를 가리키며 “어르신 저쪽에 있는 기계에서 하셔야 돼요”라며 연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인근 병원에 약을 타러 다니는 이재숙(84ㆍ유성구 하기동) 할머니는 창구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역무원이 자동발매기에서 우대권 발권을 돕고서야 할머니는 열차 대기실로 내려갔다.
이 할머니는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지 혼자는 못해. 창구에서 줄 때가 편했지”라며 “주민등록증 잃어버릴까 봐 겁도 나”라고 말했다.
두 달간 예고기간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매표창구 무인화가 이뤄지자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노인들은 익숙지 않은 실정이다. 무인화 운영이 열흘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노인층에게 반복적인 안내와 일정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이 같은 매표창구 무인화를 시행하며 '고객안전 확보'와 '현장서비스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창구를 이용하는 수가 많지 않으니 그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겠다는 것.
그러나 자동발매기 이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나 구간초과 처리, 나라사랑카드 충전, 환불의 경우는 매표창구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완전한 '무인화'는 불가능하다. 매표창구에 있는 비상호출벨을 눌렀을 때 빠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대전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무인화가 정착한 상태고, 역사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빠르게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계도 기간을 두고 노인층을 대상으로 자동발급기 이용과 교통복지카드 발급을 안내 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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