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충청권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당 위기 상황과 충청권 맞춤 총선 전략 등 해법 찾기를 모색했다. 임팩트 있는 충청 목소리를 담지 못하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최측근인 문병호 의원이 9일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대표가 이번 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다음주쯤에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안 전 대표의 탈당 시점을 공식화하자 충청 의원들은 다급해졌다.
충청은 수도권과 함께 '험지'로 분류되는 만큼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은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호남과 달리, 계파 색이 엷어서 '행동 통일'은 쉽지 않다.
박병석(4선·서갑)의원은 정세균 전 대표와 가깝고, 박범계(초선·서을)·세종 이해찬(6선)·노영민(3선·청주흥덕을)·도종환 의원(비례)은 문재인 대표쪽에 기울어 있다.
박수현(초선·공주)의원은 안희정계, 이상민(3선·유성구)은 '독자파', 양승조(3선·천안갑) 오제세(3선, 청주흥덕갑) 의원은 손학규계, 박완주(초선·천안을)은 김근태계, 변재일(3선·청원)은 김한길계로 분류되고 있다.
11명(비례 포함) 의원의 계파가 제각각이어서 '문-안 갈등' 국면에서 한쪽을 밀어주기가 어려운 구조다.
실례로 안철수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박범계 의원은 그의 탈당을 계속 만류중이며 이상민 의원은 “문초선, 안초선 때문에 당이 망가지게 됐다”며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이상민 의원은 당내 사태가 더욱 악화되자 다시 충청권 의원 2차 모임을 이번 주 중에 갖자는 제안을 해 놓은 상태다.
지역 정가 일각에선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유승민 사퇴정국에서 친박계를 지지하면서 중앙 정치권에 충청 목소리를 낸 것처럼 새정치연합도 이번 정국에서 제대로된 충청 민심을 전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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