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이고 도로가 얼면 전동휠체어 이용이 불가능해 휠체어 특장차(이하 특장차) 이용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유성구 하기동에 사는 박용명(46)씨는 늘 휠체어에 몸을 싣고 산다. 집밖으로 나올 때면 전동휠체어가 박씨의 발이 된다. 목적지가 지하철역 주변일 경우에는 집과 200m가량 떨어져 있는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이것마저 날씨의 영향을 피할 수 없어 눈이나 비가 오거나 도로가 얼면 이동에 제한이 생긴다.
박씨는 지하철 이용이 어려운 곳에서 약속이 있을 경우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럴 때는 유일한 이동수단이 '특장차'지만 이용이 쉽지 않아서다. 특장차를 이용하려면 전날 오전 8시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이용자에 비해 이용 가능한 차량이 한정돼 있어 예약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활동보조인 없이 예약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장애인야학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박정선(54·여)씨도 특장차 없이는 살 수 없다. 겨울철이면 담요와 핫팩으로 무장하고 특장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박씨는 매일 오전 8시면 다음날 이용할 특장차를 예약하는 게 일상이 됐다. 수 십번 전화해야 예약이 가능하지만, 특장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박씨는 본인 스스로를 '특장차에 맞춰 사는 인생'이라고 말할 정도다.
중증장애인의 유일한 이동수단인 특장차 이용이 겨울철 수요 과잉으로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장애인 특장차 13대를 추가 구입해 57대를 갖췄지만 여전히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서 요구하는 법정 보유량인 80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관련법상 인구 200명 당 1대를 구비하도록 돼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대전시 1·2급 중증장애인은 1만 5697명에 달한다.
대전시 운송주차과 관계자는 “내년에 25대를 추가 구입할 예정이며 장애인의 예약이용 편의를 위해 예약이 없는 시간에 한해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겨울철 빙판길 등 이동에 불편함이 있을 때에는 특장차 기사가 집까지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는 서비스를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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