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문용필 경제조사팀 과장과 카이스트 박선영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의 공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전과 세종지역 주택시장은 세종시 출범에 따라 잔물결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와 달리 경쟁관계를 보였다.
세종시 건설이 급물살을 타면서 대전·충청권 주택가격은 개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단기급등했지만, 세종지역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한 뒤로는 대전지역 주택가격이 지지부진하거나 하락했다는 것이다.
반면, 세종지역 주택가격은 중·대형보다는 소형과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실제 대전지역 아파트매매가격은 2009년부터 3년 간 연 1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다 2012년 -1.33%로 돌아섰다. 이듬해부턴 한자릿수 상승률에 머물고 있다. 세종지역은 2009~2010년 연 20% 이상의 높은 가격상승률을 나타냈고 2012년 10.09%, 2013년 5.15%, 지난해 10.32%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소형아파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2008년부터 4년 간 세종지역 소형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7%로 대전 서구(65.1%), 유성구(59.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세종시로의 인구유입이 시작된 2012년부터 올 6월 현재까지 39.8%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성지역 상승률 12.2%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는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이 홀로 부임하면서 중·대형보다는 소규모 주택을 선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전지역 주택공급도 2012년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허가 실적은 2011년 2만8181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듬해 1만386건으로 반토막났고 2013년 들어선 7813건, 지난해 9049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분양실적 또한 2만4400호에서 2012년 9470건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경우 1만2936건으로 회복했다.
그사이 세종시에선 2012년 2만201호, 이듬해 1만7593호, 지난해 1만4253호가 분양됐다. 세종에선 오는 2017년까지 12만호를 분양해 2020년까지 모두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주택이 공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전시에서 세종시로의 엑소더스(exodus·대탈출), 즉 빠른 인구유출 현상도 수요측면에서 대전지역 주택경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문용필 과장은 “대전과 세종 주택시장은 동반상승하는 상호동조가 아닌 경쟁관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지역 내 주택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선 인구전망의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주택공급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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