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재 신채호 선생 탄신 135주년 기념 헌화식 및 홍보관 개관식이 8일 대전 중구 어남동 단재 생가터에서 열려 백춘희 정무부시장, 박용갑 중구청장 등 내빈들이 홍보관 개관을 축하하는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단재 신채호가 1908년 대한협회회보(6월 25일자)에 기고한 논설 '역사와 애국심의 관계' 일부 내용이다. 단재는 일제의 총칼에 맞서 선구적 역사연구로 민족주의사관을 정립했다. 또 평생을 국권회복을 위한 민족독립운동에 헌신했다. 그런 그의 삶을 조명하는 홍보관이 8일 단재 생가지(중구 어남동 233)에 문을 열었다.
홍보관은 생가지 관리사로 건축된 '단재헌'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단재의 출생과 성장, 가족사와 그의 독립운동일대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졌다.
8일 오전 10시 개관식 후 문을 연 홍보관을 찾았다.
입구에 걸린 단재 선생의 초상화가 기자를 반겼다. 의연한 표정으로 민족독립을 향한 굳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초상화를 지나자 단재의 출생과 생가지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그는 12월 8일 아버지 신광식과 어머니 밀양 박씨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생가는 단재의 진외과(할어비지의 처가)인 안동 권씨 문중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한다. 단재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1887년(당시 8세)까지 이곳에서 생활했다.
단재의 민족독립운동은 세부적으로 나눠 전시돼 있었다. 애국계몽운동, 언론활동, 저술활동, 국외 독립운동, 무장독립운동, 무정부주의운동 등을 일대기 형식에 맞춰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각 주제마다 단재가 저술한 책이나 기고한 논설 등의 이미지를 전시하고, 중심사건을 미니어처 인물모형으로 묘사해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독립협회 내무부 문서부에 활약하던 단재가 투옥되는 순간, 임시정부를 탈퇴하고 무력투쟁을 주장하는 모습, '무정부주의동방연맹'에 가입하는 모습, 여순감옥에서의 마지막 모습 등이 재현됐다.
홍보관 출구 쪽 벽면엔 조선혁명선언, 대한협회회보, 조선사 총론 등에 담긴 내용들이 전시돼 있다. 단재의 흔적이 깃든 옛 성균관 명륜당, 오산고 제1회 졸업식, 해조신문 발행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의 사진도 걸려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정보단말기(키오스크)엔 단재 신채호 전집이 담겼다. 영상관에선 단재의 역사관을 담은 10분 분량의 영상이 재생된다. 그의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생애연보도 설치됐다. 단재의 삶과 업적을 자세히 설명해 줄 문화해설사는 내년 2월 배치될 예정이다.
백춘희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우리 고장에서 출생한 단재 신채호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기개를 잃지 않고 민족의식 고취를 위한 역사서를 저술하고, 임시정부 활동 등 평생을 민족을 위해 애쓰셨다”며 “이번 홍보관 설치로 선생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릴 것이며, 앞으로 고장의 역사적 인물들을 재조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은 135주년을 맞은 단재 선생의 탄신일로 헌화식도 함께 진행됐다. 행사엔 백춘희 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박용갑 중구청장, 박찬인 대전문화재단 대표, 노덕일 중구문화원장과 개관을 축하하는 문화유산단체 회원과 시민 70여 명이 참석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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