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전공의들은 외과와 비뇨기과를 외면했다. 반면 성형외과나 피부과에는 지원자가 몰려 전공의들의 특정 진료과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다. 내과와 외과는 충청권 수련병원 모두 정원이 미달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최근 마감된 2016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비뇨기과·흉부외과·외과는 기피하지만 성형외과·피부과·안과는 선호하는 전공의들의 지원 경향이 올해도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의료 현장에 의사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각 대학병원 전공의 지원 현황을 보면, 2명의 전공의를 모집한 건양대병원·을지대병원·충북대병원 외과에는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충남대병원 외과만 4명 정원에 2명만 지원했다.
비뇨기과도 충남대병원(정원 2명), 충북대병원(정원 1명), 건양대병원(정원 1명)은 지원자를 한명도 받지 못해 미달됐다. 을지대병원(정원 1명)은 정원을 채웠다.
흉부외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충남대병원 2명 정원에 지원자 0명, 을지대병원 별도정원 1명에 지원자 0명이었다. 건양대병원과 충북대병원 흉부외과는 전공의를 모집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은 몸이 힘든데다 수술 위험도 높다는 이유로 비뇨기과와 흉부외과, 외과의 지원을 꺼리고 있다.
내과는 지원자가 있었지만, 정원의 절반만 채워 충격을 주고 있다. 내과는 의료 영역에서 가장 근간이 되고 범위가 넓어 환자 치료의 한축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5명 정원인 충북대병원에는 3명이, 6명 정원인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에는 각각 3명이 지원했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 충남대병원(정원 9명)에는 지원자가 1명뿐이었다.
병리과에서도 미달 현상이 빚어졌다. 충남대병원(정원 2명), 충북대병원(정원 1명), 을지대병원(정원 1명), 건양대병원(정원 1명) 모두 지원자가 없었다.
반대로 인기 진료과목에는 지원자가 집중됐다. 3명 모집인 충남대병원 안과에는 5명이나 몰렸고, 피부과(정원 1명)와 성형외과(정원 1명)에도 각각 2명씩 지원해 경쟁이 붙었다. 재활의학과는 3명 정원에 5명이 지원해 1.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영상의학과(정원 4명)와 마취통증의학과(정원 4명)도 모집 정원을 채웠다.
의료계에선 전공의들의 특정 진료과 기피현상이 지속되면 의료 현장의 공백사태가 초래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지원 경향이 갈리는 게 오늘 내일 일이 아니라 별로 놀랄 것도 없다”면서도 “의료인의 사명과 봉사정신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기피 진료과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 등을 시행해 지원율을 끌어 올려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미리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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