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는 대전대 서문 입구. |
대전지역 일부 대학의 안내표지판 설치가 미흡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디자인을 우선시 하면서 표지판 크기가 작거나 눈에 띄지 않아 방문객이나 유학생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
6일 기숙사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인 대전대의 경우 남문 통행 일부가 통제중이지만 서문 입구 쪽에는 제대로 된 안내표지판조차 없다.
길목을 따라 건물 서너 곳을 지나도록 안내표지판을 찾기 어려워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지 않으면 한참을 헤매기 일쑤다. 실제 45만여㎡ 면적 규모에 안내표지판은 단 8개만 있었다.
신축 건물이 곳곳에 들어서 있지만 이렇다 할 이정표가 없어 방문객이 강의실 하나를 찾으려면 입구를 다시 나와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재학생 김모군(3학년)은 “지금은 많이 적응했지만, 입학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강의동 찾는 것도 일이었다”며 “안내판이 부족해 처음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은 건물 찾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대 관리팀 관계자는 “대학에서도 안내판 설치가 미비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예산을 편성해 빠른 시일 내 보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남대도 안내표지판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건물의 외형이나 넓이에 비해 글씨가 작게 표기돼있어 노인이나 눈이 나쁜 사람들에게는 유명무실한 안내표지판으로 전락했다.
한국 생활이 제법 익숙한 외국인 유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대학들이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앞다퉈 외국인 교원과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표지판과 안내문 등의 기반시설조차 취약한 실정이다.
중국 유학생(21·여)은 “아직 한국어를 잘 읽지 못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직접 학교 건물 찾기가 익숙하지 않다”며 “혼자서 종종 엉뚱한 곳으로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을 방문한 학부모의 불만도 컸다.
한정숙(47)씨는 “눈이 많이 내려 딸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는데, 안내판이 띄엄띄엄 있고 글씨도 잘 안보여 캠퍼스 한 바퀴를 돌았다”며 “대학의 공공성을 위해 일반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점자음성표지판 도입도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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