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랭보와 고흐의 방황, 그 끝엔 커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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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이야기]랭보와 고흐의 방황, 그 끝엔 커피가 있었다

천재시인의 거친 삶과, 가난한 화가의 쓸쓸함 달랜 생존의 음료였음을

  • 승인 2015-12-03 14:47
  • 신문게재 2015-12-04 12면
  •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바리스타 P의 커피이야기]-27

▲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토탈 이클립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의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의 이야기입니다. 19세기말 프랑스 문단을 요란한 스캔들로 장식했던 랭보와 베를렌. 사전적으로는 일식과 월식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상징적이고 난해한 영화 제목이며, 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랭보를 연기했습니다.

랭보의 나이 16살, 11살 많은 기성시인 베를렌에게 8편의 시를 보냅니다. 베를렌은 답장을 합니다. 딱 한줄 “위대한 영혼이여 내게 오소서”라고. 그리고 둘은 만나는 순간부터 시적 영감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질투에 불탄 베를렌의 부인은 이혼 소송으로 베를렌을 위협하고, 약에 취한 베를렌은 랭보에게 총을 쏘고 살인미수와 동성애로 징역을 삽니다. 랭보는 묵묵히 베를렌을 기다리고 마지막 재회를 끝으로 랭보는 베를렌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에티오피아 하라에 나타납니다. 시인이 아니라 하라의 롱베리, 모카하라를 매매하는 커피상인이 되어서. 천재 시인 랭보의 긴 방황의 끝은 커피였습니다. 가끔 쓸쓸할 때 어울리는 커피, 거친 듯하지만, 부드럽고 단맛이 좋은 커피, 에티오피아 하라의 랭보 박물관 앞에서 꼭 마셔보고 싶은 커피입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카페그림을 유독 많이 남긴 화가이기도 합니다. 2억 달러에 달하는 '밤의 카페'부터, 많이 알려진 '아를 포름 광장의 밤의 테라스', '커피 가는 여인'까지, 고흐는 마지막조차도 카페의 2층이었습니다.

고흐는 10년 동안 880여 점의 그림과 1100여 점의 드로잉과 스케치 등 총 2000여 점의 작품을 남깁니다. 그 중 고흐가 살아있을 때 판매한 그림은 단 한 점 '붉은 포도밭'입니다. 당시 400프랑으로 인상주의 여류화가 '안나 보쉬'가 매입합니다. 그리고 세상은 천재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고흐의 예술적 천재성을 믿어준 단 한사람, 정신적, 물질적으로 고흐의 예술을 뒷바라지한 그의 동생 '테오'의 경제적 지원으로 그림을 그린 고흐는 항상 모카 마타리와 호밀빵을 먹으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절박한 생존의 음료이자 생명의 양식인 커피. 고흐의 삶의 고뇌와 삶의 처절함이 있는 고흐의 커피 '모카 마타리(초콜릿 향과 맛이 나는 커피)'는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며 37세에 생을 마감한 고흐의 삶의 쓸쓸함과 삶에 대한 열정이 함께 느껴지는 커피입니다.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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