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 정책이 오히려 시장 공급을 급증시켰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묻지마 투자식의 거품만 만들어낸다는 지적이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전국에서는 아파트 준공에 따라 3만661가구에 대한 입주가 시작된다.
이사철 성수기인 10월(3만6008가구) 다음으로 많은 물량으로 지난달 들어 63.2%가량 늘어난 규모다.
더구나 오는 2017년 입주 물량이 2006년 이래 최대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입주되는 아파트 공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고된다.
입주 물량의 증가세로 인해 기존 거래시장에도 다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급량이 급증하다보니 이를 소화할 수요층이 두텁지 않아 자칫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실수요자의 경우에도 향후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만큼 앞으로 부동산 중개건수 역시 급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의 시작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 부동산업계가 입을 모은다.
청약통장을 간소화해 1순위 청약가입자가 급증하게 유도한 정부의 정책이 대표적이다.
6개월 이상 가입자에게 1순위 청약기회를 부여한 만큼 아파트 분양시즌만 되면 프리미엄을 위한 묻지마 청약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포스코건설의 경우에도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급증한 1순위 가입자들의 청약 접수가 이어져 일부 타입에서는 44대 1의 청약경쟁률까지 기록할 정도다.
일부 부동산연구소 등에서는 내년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상황일 뿐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량이 너무 많아 부동산 시장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며 “정부는 주택협회나 건설협회 등과 함께 건설사들이 물량 공급 시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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