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연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재활의학과 과장 |
노화에 따른 자세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머리 쪽은 앞으로 나오게 되고 목뼈 부분은 뒤로 젖혀지며 등이 뒤로 굽을 수 있고 허리뼈는 곧아진다. 어깨 관절과, 팔꿈치 관절, 수근관절에도 변화가 오고, 고관절과 무릎관절의 굴곡이 증가하며 발목관절의 가동범위도 감소한다. 또 체중이 증가하면서 지방은 감소하고, 골조직 내 무기질이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등의 질병이 찾게 되어 결과적으로 여러 관절에 무리가 생겨 활동저하가 오게 된다.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명은 늘어났지만, 대신 관절염, 골다골증에 의한 골절, 뇌졸중,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등 만성 질환을 갖고 살아가는 노인이 더욱 많아졌다. 이를 가리켜 '퇴행성 질환에 의한 사망의 연기'라고도 한다. 사망률 감소의 대가로 다양한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개인지출 의료비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65세 이상 개인지출 의료비는 90만 867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연평균 개인지출 의료비는 65세 미만 약 39만원, 65세 이상 약 91만원으로 65세 이상자가 65세 미만자보다 2.3배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의료비용 중 85세 이상의 노인에게 지출되는 의료비용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85세 이상 노인의 20% 가량이 요양병원 등에서 치료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절반 정도는 요양기관에 있는 것보다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독립적으로 또는 약간의 보조만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 금연, 기타 건강증진을 위한 취미활동들에 잘 적용해 나간다면 병이나 기타 노화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의존적인 기능저하 상태가 훨씬 뒤늦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실정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최근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노인이라 할지라도 건강하고 독립적인 기능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다. 또 핵가족화에 따라 젊은 인구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가족 내에서 노인을 간병하고 보조하기가 어려워졌다. 노화과정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여러 만성 질환을 적절하게 예방하고 치료하며 가능한 장애를 줄이기 위한 재활치료 과정이 점차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인환자의 재활치료 과정은 치유하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노인환자의 재활치료 원칙으로는 ▲기능적 수준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 ▲재활에 필요한 자원 및 사용 가능한 자원들을 찾는 것 ▲움직이지 않는 것을 피하는 것 ▲변화된 생리적 반응을 이해하는 것 ▲가족의 기대치와 부합되어야 한다는 것 ▲질병에 대한 진단자체가 아니라 질병의 관리 및 기능적 향상에 관점을 두는 것 ▲단순화한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 ▲사회화를 강조하고 자극하는 것 ▲약물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 ▲노인이 다발성 결함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 ▲호전이 늦게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인내심을 갖고 치료하는 것 등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신체적 변화와 사회적 소외는 단시간 내에 고칠 수 없다. 하지만 적절한 재활과 사회적 지지가 이루어지면 대부분의 노인들은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자가 생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노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노화에 따른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노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까지 같이 높아져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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