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된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이하 대전)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대전은 선수 보강을 통해 내년시즌 성적 향상과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대전은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 4승 7무 27패 (승점19점)로 리그 꼴찌(12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클래식 승격 1년 만에 챌린지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더욱이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올해 대전의 관중 수는 4만 7370명으로 경기당 관중 수는 2493명에 불과하다.
대전은 2003년 2만 명에 가까운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 당시 대전은 최윤겸 현 강원 감독의 지휘 아래 홈 승률 1위를 기록했다. 주중 최다 관중은 4만 3770명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는 점점 줄어들어 대전은 경기당 관중 수는 2011년 1만 4237명에서, 2012년 4152명, 2013년 5667명, 2014년 절반 수준인 3197명이다.
이제 대전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먼저 선수단 구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올 시즌 임대했던 선수들이 자신의 팀으로 복귀하고, 계약이 완료되거나 입영하는 선수들까지 발생하면서 선수단을 재편해야 한다.
대전은 황인범, 서명원 등 잠재력 있는 신예선수들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스쿼드 구성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스쿼드 규모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불필요한 선수들을 과감히 줄여 스쿼드를 효율적으로 꾸릴 필요가 있다.
또한, 대전은 시민구단으로 정치적 논리에 의해 수장이 자주 바뀌면서 비효율적인 운영을 해오고 있다.
새로운 수장과 새로운 감독이 선임될 때마다 선수단은 변화를 시도했다.
올 시즌 역시 사장과 감독이 교체되면서 전폭적인 변화가 있었다.
선수단은 잦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선수들이 자주 바뀌면서 대전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점도 문제다. 대전은 역대 선수중 스타로 발돋움한 이관우, 김은중, 최은성과 같은 대전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안정적인 재원마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대전시의 재정지원에만 목매지 말고 지역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 내 지속적인 후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
대전시티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역 후원금은 등락폭이 아주 크고,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2013년에는 10억 4800만원으로 2.5배 늘었지만, 챌린지였던 2014년에는 3억 2900여만원, 승격에 성공하면서 클래식에 다시 복귀한 대전은 15억 여원을 후원받았다. 내년에 다시 챌린지로 가게 되면서 후원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민들과 선수들 간의 거리도 줄일 필요가 있다. 대전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를 발굴해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구대축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숙제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눈 앞의 과제인 내년 챌린지에서 우승과 함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시민앞에 당당한 대전시티즌이 되겠다”며 “시민들도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대전시티즌을 위해 경기장을 찾아달라”고 강조했다.
구창민 기자 wanshida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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