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외국인 유학생 전용기숙사인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소재한 '누리관'모습. |
국내 최초 외국인 유학생 전용기숙사인 '누리관'이 당초 취지와 달리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 전용 기숙사지만 내국인이 전체 입사 인원의 23%인 83명에 달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의 경우 외국인이 단 한명도 입주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국제화 촉진 등을 위해 지난 2007년 9월 개관한 누리관은 당시 총 건축비 86억원 중 대전시가 50%를 부담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남대, 한밭대, 한남대, 목원대, 배재대, 대전대, 우송대 등 8개 대학이 50%를 공동 부담해 야심차게 출발한 외국인 공동 기숙사다.
하지만 개관이후 최대 수용인원인 448명을 채운 적은 단 한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마케팅공사에 따르면 누리관 입사율은 2007년 312명, 2008년 400명, 2009년 401명, 2010년 440명, 2011년 407명, 2012년 374명, 2013년 417명, 2014년 408명, 올해 2학기 기준 354명이다.
대학별 외국인 입사현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전대의 경우 19명 입사생 가운데 외국인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과기원 역시 16명 중 외국인은 1명 뿐이다. 배재대는 28명의 입사생 중 7명만이 외국인이다.
이렇게 누리관의 외국인 입주율이 떨어지는 것은 한 달 기숙사 비용이 13만원으로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주변에 상업시설이 거의 없고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도심에 속한 대전대나 우송대, 한남대 등의 경우 셔틀버스 등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 한 대전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유학생들을 누리관에 입주시키기가 대학 입장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기숙사 수용률 등이 지표에 포함돼 각 대학들이 앞다퉈 교내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상대적으로 누리관의 이점이 사라진 것도 한 요인이다.
또 최근들어 대전권 외국인 유학생이 감소 추세에 있는데다 중도탈락률도 늘어나면서 누리관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6000명에 육박했던 대전지역 유학생은 지난 2014년 5079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누리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대전마케팅공사도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이다.
8개 대학 역시 할당된 학생을 채우지 못해도 운영분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감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정선 누리관장은 “누리관 용도 변경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지만 지구단위계획과 재정적인 문제 등에 봉착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