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에서 다뤄진 주요 내용이 과연 지자체 소관 업무에서 벗어나지 않았느냐는 지적과 함께 예산 집행과 관련한 잡음도 나오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2015 환황해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주제는 '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향한 첫 걸음'이었으며 실제로 '평화', '아시아 공동번영', '안보', '백제' 등이 포럼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안희정 지사는 “환황해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가장 강력한 군사력이 집결해 있다”며 “긴밀한 외교·군사적 협력을 바탕으로 모든 아시아인의 생명과 존엄이 지켜지는 항구적인 평화가 환황해 지역에 뿌리내리길 바란다”며 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포럼 주제와 내용이 과연 지자체 추진 업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화와 아시아 공동번영 등은 정부가 다른 나라와 외교를 통해 풀어가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자체에서는 이런 업무를 담당할 관련 부서조차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보다는 미래 먹거리 창출 등 실질적으로 도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안이 포럼에서 다뤄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럼 예산집행과 관련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도는 충남연구원에게 3000만원을 부담케하고 자체적으로 1740만원을 더해 모두 4740만원을 썼다. 초청인사 인건비와 항공료, 숙박비, 식사비 등으로 대부분 소진됐다.
이를 두고 충남도의회는 변칙적인 재정운용을 했다며 질타했다.
백낙구 행자위원장(보령2)은 지난 20일 기획조정실과 제3회추경 심사자리에서 “행사비 4700만원이 적은 예산이 아닌데 도가 예산 편성이 녹록치 않으니 충남연구원 등을 떠밀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위원(천안2)도 “환황해프로젝트 추진사업비로 연말 1000만원을 편성했다”며 “다른 예산으로 미리 집행하고 사후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도는 포럼 내용과 예산집행 모두 적절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아니다라는 구분은 딱히 없는 것 같다”며 “(충남도는)국내외 권위있는 전문가와 함께 지역문제를 고민함으로써 지방정부의 품격을 높여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직자들도 실무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예산 집행과 관련해서 다른 도 관계자는 “이번 환황해 포럼은 충남연구원의 예산을 도가 사용하거나, 반대로 도의 예산을 충남연구원으로 넘긴 것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위해 국제행사를 공동개최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국제적으로 유명한 패널을 섭외하는 등 내실 있는 포럼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내포=강제일·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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