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5주기] '그 날의 비극, 어찌 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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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5주기] '그 날의 비극, 어찌 잊으랴'

목숨걸고 지킨 나라, 고귀한 희생 잊혀질까 아쉬워… 대전현충원에 잇단 추모 발길

  • 승인 2015-11-22 17:19
  • 신문게재 2015-11-23 1면
  • 임병안·내포 유희성 기자임병안·내포 유희성 기자
▲ 국립대전현충원에 조성된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묘역.
▲ 국립대전현충원에 조성된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묘역.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47분께, 대연평도에 주둔한 해병대 K-9자주포가 북을 향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북한이 개머리진지와 무도진지에서 122㎜ 방사포와 해안포로 연평도 해병대 기지뿐 아니라 민가까지 무차별 포격했고, 해병대원들은 13분 만에 전열을 정비해 대응사격을 벌인 것.

당시 고 서정우 하사는 휴가를 가려고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던 중 북한군의 포탄소리를 듣고 귀대했다가 포탄 파편에 맞아 전사했고, 고 문광옥 일병 역시 북한군의 포탄에 전사했다.

연평도 포격도발 5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옥 일병이 잠든 대전현충원 합동묘역에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2연평해전 6용사 곁에 나란히 조성된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합동묘역에서 시민들은 고개를 숙여 묵념을 올리고 묘비를 둘러보며 이들의 희생을 되새겼다.

충북 청주에서 찾아온 최현민(48)씨는 “너무 어린 나이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이 생각나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왔다”며 “연평도에 가보지 못해도 묘역을 보니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했다”고 설명했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연평도에 복무했던 해병대 전역 장병 조성원(26ㆍ한남대 무역학과)씨도 5년 전 오늘은 잊을 수 없다. 조씨는 “해상 포격 훈련기간이어서 보병인 저희도 단독군장으로 진지에서 대기 중이었는데 땅이 흔들리는 포성을 듣고 북한의 도발을 직감했다”며 “동료 두 명이 전사한 상황에서 당시 연평도는 전시상황이었다”고 기억했다.

포격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대응사격을 벌일 때는 북한군의 연평도 상륙시도를 각오하고 연평도 전선에 배치됐다. 이어 조씨는 “중대장 지휘 아래 부대원들이 집에 전화 한통씩 한 뒤 육지 전화선을 끊고 전시에 대비했던 기억이 있다”며 “집에 돌아갈 수 없어도 지키리라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평도에서 복무했던 김성용(26·한남대)씨도 “섬 전체가 공격당해 전쟁이 시작됐구나, 나가 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한군이 남한 영토를 포격도발한 포격전이었으나, 친구들의 기억에서는 잊히는 게 아닌지 아쉬움도 남는다.

조성원 씨는 “전역 후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연평도 포격전을 잘 기억하지 않고 있어 서운함도 남지만, 교육과 체험학습 같은 기회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병안·내포 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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