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아이작 뉴턴'을 만난다

대전에서 '아이작 뉴턴'을 만난다

영국왕실 혼천의·천체망원경 등 300년전 희귀유물 183점 한눈에 '세상을 바꾼 위대한 실험들' 내년 2월까지 중앙과학관

  • 승인 2015-11-22 14:33
  • 신문게재 2015-11-23 13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리인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대전에서 그의 자취를 느낄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이 '뉴턴과 세상을 바꾼 위대한 실험들'이란 전시관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아이작 뉴턴의 머리카락, 데스마스크, 영국 왕실의 혼천의, 윌리엄 허셜의 천체망원경 등 영국 희귀 과학 유물 183점을 직접 눈으로 살펴볼 수 있다. 17~18세기 현대 과학의 토대가 된 영국 국보급 과학 유물들이 영국이 아닌 타국에 상륙한 게 이번이 최초인 만큼 대전시민들로서는 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과학의 본질을 탐구하기엔 이번 만큼 좋은 기회도 없다. <편집자 주>

▲ 뉴턴의 천체망원경
▲ 뉴턴의 천체망원경
지난 20일 오전 11시 유성구 구성동의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은 견학을 온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3개로 나누어져 있는 전시관을 1관부터 3관까지 전시 해설사와 동행하면서 수세기 전 과학을 탐구해온 뉴턴의 자취를 금새 느낄 수가 있었다.

1관에서는 영국 왕립학회의 탄생부터 활동을 보여주는 자료, 왕립학회에 보고된 위대한 10가지 실험 자료, 뉴턴의 유물이 전시돼있다.

1관은 '토머스 스프랫(Thomas Spat)의 저서 왕립학회의 역사'의 첫 장에 그려진 삽화의 설명으로 시작된다.

삽화에는 학회의 설립을 인가한 국왕 찰스 2세의 흉상, 뒤편에는 공기펌프를 포함한 각종 과학기구, 왼쪽에는 학회 초대회장 윌리엄 브롱커(William Brounker, 1620~1684), 오른쪽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이 그려져 있다. 실제 스프랫의 저서에는 왕립학회가 과학을 어떻게 증진하려 했는지에 대한 최초 개요를 포함하고 있다고 전시 해설사는 설명했다.

왕립학회는 1660년 영국 런던, 자연철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의 '보이지 않는 대학(Invisible college)'이란 모임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왕립학회의 과학자들과 그들의 활동은 다량의 서신 교환과 출간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학회 서기 헨리 올덴버그가 세계 최초 과학학술지 철학회보(Philosophical Trasaction)를 1665년에 창간하면서 그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어 첫 번째 출판물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미세 세계를 관찰한 로버트 훅의 연구보고서 '마이크로그라피아(Micrograhia)'가 세상에 나왔다.

1관에서는 왕립학회의 역사에 이어 학회에 발표되고 현재까지 원고로 남아있는, 현 과학에 토대가 된 열 가지 위대한 과학실험들이 설명돼 있었다. 아이작 뉴턴의 이중 프리즘 실험(1672), 엠마누엘 티모니의 천연두 예방접종(1713~1714), 아브라함 트랑블레의 민물 히드라(1742), 벤자민 프랭클린의 필라델피아 실험(1752), 헨리 캐번디시의 중력 측정 실험(1798), 윌리엄 허셜의 적외선 복사 실험(1800), 토머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1802), 마이클 패러데이와 패러데이 효과(1845), 토머스 앤드루스와 제임스 톰슨의 가스 액화 실험(1869), 한스 가이거와 어니스트 마르스덴의 금박 실험(1909) 순으로 전시됐다.

1관의 마지막 방은 '뉴턴 특별관'으로 과학사의 한 획을 그은 뉴턴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뉴턴의 초상, 뉴턴의 흰 머리카락을 비롯해 뉴턴이 죽은 직후 얼굴의 본을 뜬 데스마스크가 전시돼 있다. 또 중력을 거슬러 우주를 다녀온 뉴턴 집 앞마당 사과나무 조각, 그가 어렸을 때 돌에 눈금을 새겨 만든 해시계, 반사망원경 등도 볼 수 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라틴어 원본 그대로 스캔해 만든 디지털 책도 있다. 뉴턴은 이 책을 통해 근대 물리학의 기본 원리인 3대 법칙(관성·운동·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발표했다.

2관에서는 영국 국립과학관에서 대여된 영국왕실의 과학 유물들로 '조지 3세 소장품'전(展)으로 불린다. 18세기 과학유물 140여 점이 시간과 항해, 측량, 광학, 전기, 온도와 물질, 천문, 기계학, 공기역학 등 8개의 주제로 나뉘어 전시돼 있다.

많은 과학 유물 중 런던 유명한 클리노미터 제작자 존 아몰드(John Amold)가 제작한 클리노미터(1730), 조지 3세가 조지 4세에게 선물로 주고자 만든 은제 현미경(1761) 등이 눈이 띄었다. 코페르니쿠스 혼천의(1731)는 태양주위를 지구가 돌고 있다는 지동설에 따른 행성 움직임을 잘 보여준다.

규모 면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철학테이블(1761~17622)로 조지 아담스가 조지 3세를 위해 만든 기계장치였다. 큰 기둥은 진자 실험을 위해, 반대편 기구는 물체 충돌 실험을 위해 사용됐으며 여러 기구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 실험이 가능했다.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이 제작한 반사 망원경(사진 8)도 있었다. 비록 전시된 망원경을 통해 천왕성이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윌리엄 허셜의 뛰어난 망원경 제작 솜씨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이었다.

3관은 위대한 실험들을 재현해 보는 체험실로 마이클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실험', 토마스 영의 '이중슬릿 실험', 뉴턴의 '이중프리즘 실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1관부터 3관까지 역사적으로 중요한 연구 자료와 실험 기구, 과학적 원리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전시관은 내년 2월까지 계속된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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