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의 테이블과 긴 탁자가 전부인 작은 매장, 심플한 실내 인테리어에서 젊은 사장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간판에 걸린 캐릭터가 눈에 들어온다. 이 집의 주인장 최원철 사장의 얼굴이다. 오후 5시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자리를 하나 둘씩 채우고 있다.
손님들이 일찍부터 찾을 정도로 이 집 족발이 특별한 이유는 족발의 온도까지 고려한 주인장의 세심함에 있다. 최 사장의 족발은 하루에 두 번 삶아낸다. 취향에 따라 냉족발과 온족발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집 손님들의 대부분은 온족발을 추천하고 있다. 최 사장은 “우리 집 족발은 온기가 가득해야 쫄깃한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손님상에 올라가기까지 온도와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두 번 삶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족발 맛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철저한 원재료 관리에 있다. 족발은 모두 국내산으로 식감이 좋은 부위로 알려진 앞 다리살을 쓰고 있다. 수요에 한계가 있는 부위다 보니 재료가 일찍 동이 나는 경우도 있다. 최 사장은 “좋은 부위만을 골라 제공하다 보니 10시 이전에 조리를 마감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욕심에 못이겨 저가 부위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맛집에서도 족발 전문점을 취해한 적이 있지만 하루에 두 번 삶아낸 집은 없었다. 삶아낸 족발은 온도 유지를 위해 별도의 저장고에 보관된다. 족발 특유의 갈색 빛깔은 카라멜 소스가 아닌 천연재료를 우려내 색을 입혔다.
족발 상차림에는 무말랭이와 무채김치가 제공되는데 깻잎쌈에 무채를 함께 얹어 먹으면 고소한 식감과 새콤한 무채의 어우러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소스로 만든 쟁반국수도 별미다. 매콤하고 쫄깃한 면발이 전문점의 쟁반국수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개업 당시부터 단골이라 밝힌 한 손님은 “이 집 족발은 부드러우면서도 살살 녹는 느낌이 일품”이라며 “술도 평소 주량보다 많아 '술도둑'이 따로 없다”고 칭찬했다. 가족들과 함께 찾았다는 주부는 “한약재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느끼한 맛이 전혀 없어 아이들도 좋아한다”며 “직장동료들도 이 집 족발 맛을 보고 매우 만족하더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자영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원재료에 충실하고 욕심 없는 착한 음식으로 손님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전시 유성구 구즉로 54번길 21 042-331-0015
▲메뉴=최군족발 2만7000원 양념족발 2만7000원 미니족발 2만원 쟁반국수 6000원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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