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공립무용단 미래를 논하다'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이 강조한 말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짧은 예술감독 임기는 퇴임 레임덕과 실적을 위한 공연, 장기적인 발전계획 부재 등 악순환의 고리를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채현 무용원 교수는 “통상 2~3년인 공립 무용단 예술감독 임기는 보기에 따라 짧지 않아 보이지만, 늑장 선임·졸속 선임·부실 선임에 의해 임기의 의미가 훼손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정은혜 충남대 무용학과 교수는 “현 (대전시립무용단) 감독이 1년 임기로 계약을 했고, 연임 심사를 거쳐 또 1년 임기로 연장을 했다는 사실은 예술감독에 대한 인식 부족은 물론 개념도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술감독의 짧은 임기는 취임하는 순간부터 경험하는 레임덕 때문에 지휘력이 제대로 발휘되기 힘들다”(홍승엽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정년이 보장된 무용수에 비해 평균 3년 임기의 예술감독은 웬만한 카리스마로는 무용단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장지영 공연칼럼니스트)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자들은 예술감독 선임 절차와 임기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예술감독의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신임 감독을 예비 선임해 업무 연속성과 신임 감독의 예술적 방침이 임기 내내 달성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며 “1년을 임기로 선임한 신임 감독을 연임시키려면 첫 연임엔 2년, 다음 연임엔 3년의 임기를 보장해 연속성을 보장해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장 공연칼럼니스트도 “임기가 짧다보니 예술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용단의 발전을 추구할 수 없는데다 개인무용단처럼 여기며 실적을 쌓는데 집중하기도 한다”며 “해외 공공무용단은 새로 예술감독을 뽑을 때 이변이 없는 한 후임 예술감독을 취임 1년 반~2년 전에 발표하고, 1년전부터 업무를 익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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