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출신 선수들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해 대전만의 축구를 할 수 있는 구단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은 16일 현재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까지 4승7무25패 승점 19점(골득실 -37점)을 기록하며 최하위(12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 남은 상황에서 대전은 강등플레이오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부산(11위·5승 10무 21패, 승점 25점, 골득실 -24점)과는 승점 6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전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부산이 모두 패한다면 승점에서 동률이 되지만, 골득실차가 13점차가 나 사실상 뒤집는 게 불가능하다.
대전으로서는 올 시즌 남은 2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내년 시즌 강등 이후 팀 운영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전득배 대전시티즌 대표이사의 생각이 깊어지는 이유다. 전득배 대표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반성과 함께, 대전시티즌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털어놨다. 전 대표는 “현재 강등이 확정적인 상황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가장 힘든 것은 감독과 선수들이기 때문에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최문식 감독 부임 이후 시즌 막판 팀이 안정된 부분에 큰 점수를 줬다. 대전은 시즌 막판 홈에서 2연승을 거두며 1부리그 잔류에 희망을 이어가기도 했다.
전 대표는 “올시즌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면서 “앞으로 더욱더 노력해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대전의 강등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시민구단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타 구단에 비교하면 풍족하지 못한 예산은 선수단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2013년 130억원에 육박하던 예산은 다음해 2부리그 강등으로 반 토막이 났다. 올 시즌 1부리그에 다시 승격했지만, 예산은 늘어나지 않은 60억 수준에 불과했다.
전 대표는 “예산이 타 구단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25억 원만이 본 예산에 포함되고 나머지는 추경예산”이라며 “본 예산이 적다 보니 계획적인 구단 운영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전 대표는 어린 선수 육성에서 해답을 찾았다. 대전시티즌의 선수선발을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해 자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2~3일 동안 합숙 공개심사를 통해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라며 “감독이 선수를 추천하고 경영진에서 자문할 수 있는 기구인 구성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소년 선수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대전출신 어린 선수들에게 대전시티즌 입단의 기회를 주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전 대표는 “대전만의 축구를 구사할 방침”이라며 “기대되는 대전 선수 1~2명 정도를 의무적으로 선발해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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