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정가에서도 진화와 분화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친박 계보가 만들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정국에서 충청권 의원들이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면서 나온 말이 ‘충청 신박’과 ‘충청 친박’이라는 계보다.
신박(新朴)은 정권 재창출에 혁혁한 공은 없지만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역할이 부여되면서 생겨났다
이를 계기로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기재부 장관과 가까운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보령 서천) 의원이 박 대통령과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현재도 이장우 의원은 새누리당 당대변인으로 청와대와 여러 현안에 대해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충청관가에선 이 두 명의 의원을 거쳐야 청와대와 정부 민원 해결이 용이하다며 보좌진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구 전 총리는 원내대표 시절, ‘범박’에서 ‘친박’대열로 갔다가 총리 사퇴 이후 지금은 ‘멀박’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원외에 있지만 새누리당 공주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전 국회사무총장도 ‘친박’으로 분류된다. 올해 초 청와대 정부특보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지만 국회 사무총장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생일 꽃’을 보내 ‘고맙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한다.
현 정부에서 녹을 먹은 ‘박근혜 키즈’들도 있다.
지난달 5일 사퇴한 박종준 전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세종시 출마를 굳혔고,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대전 서구와 유성 분구 예상 지역에서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 전 차장을 두고서는 ‘진박(진짜 친박) 마케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격정 호소가 박 전 차장에게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전포인트다.
세종에는 6선의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전 총리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은 지난해 6ㆍ4 지방선거 이후 세종시장은 새정치연합, 세종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는 등 ‘야당 도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청와대 발 ‘TK 물갈이론’이 확산되면서 최근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해달라”,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 은혜를 갚는 것” 등의 발언이 나오면서 당내 경선을 앞둔 새누리당 충청정가에선 ‘진박(眞朴)’과 ‘가박(假朴)’을 가리는 ‘진박’논란이 더 가열될 전망이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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