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난 13일 대전둔원고 3학년 4반교실에서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가채점을 이용한 진로상담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지난 해 수능도 쉬웠고 모의고사도 그 수준이어서 이번 수능도 쉬울 줄 알았는데….”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후 가채점을 마친 고3 수험생들의 교실은 한숨만이 가득했다.
상당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 학생들은 이미 원서를 낸 수시모집에서 최저등급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난 13일 기자가 찾은 대전 둔원고 3학년 교실 역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예상 외로 등급이 떨어진 과목에 울상을 짓는 학생부터 “재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박찬호(자연계열)군은 “1교시 국어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당황스러웠다”며 “비문학 지문이 까다로워 문제 푸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시현지(문과계열)양도 “비문학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며 “EBS 연계를 기본으로 더 심화된 문제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수시 지원한 홍익대의 경우 최저등급이 적용되기 때문에 시험 결과가 잘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수능은 지난 6월과 9월 모의고사보다는 확실히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공통영역인 영어는 지난해 등급컷 대비 최대 5점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대입의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이예선(자연계열)양은 “영어 빈칸 문제 채우기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면서 “시험이 끝나 홀가분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남은 수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김도형(자연계열)군은 “국어뿐만 아니라 과학탐구도 중간중간 생소한 문제가 섞여있어 시간이 부족해 답을 다 적어오지 못했다”며 “12년간 수능 하나를 위해 달려왔는데 이렇게 끝나고나니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김군은 그러면서 “대학합격이 결정되고 나면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학교 장문익 3학년 부장은 “지금껏 쉬운 수능에 익숙해져 예상보다 어려운 문제에 당황한 학생들이 많다”며 “재수생에 비해 성적이 낮은 재학생들로서는 수시 지원이 유리한 만큼, 추후 논술과 면접 등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시업체들은 수능 가채점 분석 결과 국어B형을 제외한 대다수 과목에서 지난해보다 1등급컷이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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