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보문산을 중부권 최대의 여가와 휴양, 관광거점지구로 조성하겠다고 했던 지난해 종합관광개발사업의 일부와 별반 다르지 않아 시행 시기조차 장담할 수 없다.
현재 대전시가 검토하고 있는 보물산 변신 방안의 핵심은 대사지구와 사정지구의 시너지 효과다. 아쿠아리움이 위치한 '보문산 입구' 대사지구는 전면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주거와 상업시설 등으로 포화상태인데다, 다가구주택까지 난립하면서 입구 도로확장이나 주차장 확대는 불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잠깐 보고 즐기고 먹고 갈 수는 있지만, 장시간 머무르기엔 한계가 적지 않다.
오월드가 있는 사정지구와 연계방안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연말 기준, 오월드 입장객은 122만명을 넘었다. 개장 12년만에 처음으로, 이 중 60% 이상이 외지 관광객들이다. 대전 뿐 아니라 지리적 이점과 중부권 최대의 동물원, 놀이시설, 플라워랜드까지 갖추면서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내년 10월 화조원(花鳥園) 등이 들어서는 행평근린공원 조성까지 완료되면 관광객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해 시는 오월드와 대사지구를 연결하는 곤돌라(리프트의 일종인 소형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 중이다. 곤돌라를 통해 대사지구의 아쿠아리움 등과 연결해 할인이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면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시의 얘기다.
보운대(전망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가칭 '이글스타워' 건립이다. 말 그대로, 보운대 광장에 새로운 상징탑을 세우자는 것이다.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상가들을 모두 철거하면서 현재 보운대를 찾는 사람은 예전 같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글스타워'는 야구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데다, 탑 꼭대기에서 한화이글스 야구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한화그룹 등의 민간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앞서, 시는 올 하반기부터 대사지구의 아쿠아리움이 재개장했고, 내년 10월 오월드 내에 꽃과 새를 조합한 화조원이 개원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중심으로 우선 가능한 사업부터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6년간 1280억원을 투입해 워터파크와 유스호스텔, 보운대 대전전망대와 테마박물관 건립, 오월드~뿌리공원을 잇는 곤돌라 설치 등을 담은 보문산종합관광개발사업을 내놨지만, 과잉개발과 환경파괴 논란이 일면서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또다시 논의만 반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 관계자는 “보문산 프로젝트는 논의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과제라 변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환경 파괴 최소화와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 실행 가능한 것부터 구체화할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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