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지역 120개 고사장에선 모성애 못지 않은 애끓는 부성애가 잇따라 펼쳐졌다.
대전 반석고 앞에서는 초로의 아버지의 수능 대박 기원이 눈길을 끌었다.
회사에 휴가까지 내면서 수험생인 막내딸을 응원하러 온 박종훈(55)씨는 평소 잔업이 많은 업무로 큰 시험을 앞둔 자녀를 제대로 격려조차 못한 미안함에 고사장까지 따라와 딸의 선전을 기원했다.
박 씨는 고사장에 들어가는 딸을 끌어안고 “평소에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면서 “시험후 먹고 싶은 음식을 먹자”며 무뚝뚝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박 씨의 곁에는 다른 수험생의 아버지가 가족들과 함께 아들을 위한 기도를 올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또다른 시험장인 둔원고 앞에서도 수험생인 자녀들을 응원하기 위해 배웅나온 아버지들의 간절함이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에서 근무하다보니 딸과 많은 대화를 할수 없었던 아버지부터 무뚝뚝한 성격에 성적을 두고 아들과 적지않은 마찰을 었던 아버지 등 사연은 저마다 달랐지만 자녀를 향한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골절도 간기증 수술도 수험생들의 간절한 염원을 꺾을수는 없었다. 논산의 한모군은 이날 새벽 급성 요로결석으로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응급 진료를 받았지만 경찰 순찰차를 이용해 논산의 계룡고에 도착해 이날 보건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이날 학교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과 119구급차를 학교에 대기시키기도 했다.
아산의 현 모양은 며칠전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었지만 시험을 치르기 위해 온양여고로 등교했다.
학교측은 현 양의 편의를 위해 별도의 시험실을 마련했다.
이밖에도 간기증자 수술을 받은 수험생이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등 유행성각결막염과 폐렴, 급성위장염, 기침감기 등의 증세를 보인 8명의 수험생이 보건실이나 별도의 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렀다.
예외없이 경찰의 도움을 받고 시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도 등장했다. 천안 서북경찰서 쌍용지구대에 근무하는 정학섭 경위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 지구대를 방문, 도움을 요청한 수험생을 순찰차를 이용 무사히 수험장인 북일여고에 태워다주기도 했으며, 공주경찰서도 버스가 늦어 재 시간에 입실 할 수 없게된 두명의 수험생을 무사히 시험장까지 태워다 주기도 했다.
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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