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전체의 디자인 기업 육성과 중소기업의 기술상품화를 지원하는 기관임에도 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시·도가 지원 필요성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대전디자인센터는 대전뿐 아니라 세종과 충남ㆍ북의 디자인 산업을 발전시키는 전초기지로, 모두 200억원(국비 100억, 대전시비 100억)을 들여 유성구 대전테크노파크 내 부지(6600㎡)에 건립된다. 2017년 2월까지 시제품 제작실과 첨단 장비실, 전시장과 교육장 등을 갖춘 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대구·경북과 부산, 광주를 제외한 충청과 강원, 제주에 없다는 점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2012년 충청권 디자인센터를 구상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듬해 대전시가 산자부의 행보를 파악하면서 대전디자인센터 건립 움직임이 구체화됐다.
당시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과학기술 연구 기반에도, 디자인과 기술연구개발과의 융합이 부족해 기업 지원과 디자인산업 활성화가 저조하다는 점을 들어 산자부를 설득했다. 2012년 12월 기준으로 대전 138곳, 충남 38곳, 충북 74곳 등 모두 250개의 디자인 전문회사가 등록돼 있고 이는 대구ㆍ경북권(215곳)보다 많다는 등의 근거자료까지 제시하면 건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다, 대전시 소유 부지(80억 상당)에다, 현물 20억원 지원까지 모두 100억원을 내놓겠다고 노력한 결과,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대전디자인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손해까지 감수하며 '충청권 통합디자인센터' 격인 대전디자인센터 건립에 시동을 걸었지만, 세종을 비롯해 대전보다 센터 수혜 기업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충남·북은 '숟가락만 얹는' 모양새다.
도 관계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재는 정부와 대전시가 주도적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공식 제안 없이 우리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만큼 초기 집중 육성을 통해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선 3개 시ㆍ도가 해당 지역기업들이 기술상품화 전진기지로 대전디자인센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기관이지만, 자칫 분담문제로 마찰이 있을 수 있어 지금은 건립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설립 취지에 따라 차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충청권 디자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협약 등 공동 운영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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