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은 국회를 강력히 성토하며 '국민심판론'을 제기하고 나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 48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최근 청와대 참모 '차출론'과 'TK 물갈이론'이 불거진 이후 나온 것이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주류 의원들이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이것은 국민들의 삶과 대한민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이라며 “국무회의 때마다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단지 메아리뿐인 것 같아서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국회에서 모든 법안을 정체 상태로 두는 것은 그동안 말로만 민생을 부르짖은 것이고 국민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특히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이번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메시지를 직접 거론한 것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배신정치 심판론'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정치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힘을 받아가고 있다.
여권을 향해서는 전략 공천을 염두해 둔 '공천 룰' 결정을 압박하는 동시에, 야권을 향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중단하고 민생 챙기기에 매진해달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깔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청와대는 이날 총선이 가까울 수록 이른바 '박근혜 사람들'의 내년 총선 '출전'이 늘자 더 이상의 청와대 참모의 총선 도전을 위한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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