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김희수 "가슴이 따뜻한, 사람 냄새나야 참된 의료인이죠"

[초대석]김희수 "가슴이 따뜻한, 사람 냄새나야 참된 의료인이죠"

의대설립 20주년, 융합전문단과대학 첫 설립 등 '최초·유일한' 학교 되려 노력

  • 승인 2015-11-10 14:04
  • 신문게재 2015-11-11 11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중도초대석] 김희수 건양대 총장

'건양대학교' 하면 이제 항상 떠오르는 이미지는 '유일한', 그리고 '최초'다.

그도 그럴것이 건양대는 이미 5년전에 창의융합대학을 설립했는가 하면 동기 유발학기, 지역입시제도를 도입해 운영했다.
늘 혁신적이고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건양대지만 그 저변은 기본이다.

김희수(88·사진) 건양대 총장은 사람의 기본은 '정직', 병원의 기본은 '치료', 학교의 기본은 '교육'이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늘 가슴에 새기며 지켜왔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 혁신과 테크놀로지 시대의 눈으로 보면 조금은 촌스럽고도 우직한 '정직'과 '인성'이다.

하지만 그 기본이 있었지만 오늘날 건양대가 단시일내에 지역의 명문사학으로 거듭나게 됐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의사로서 한평생 돈보다 인술을 중요시 여겼던 그였기에 올 봄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메르스 파동에서도 건양대 병원은 100억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으면서도 병원밖 감염을 완벽히 차단했다.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만들어 주고, 지역에 봉사할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 줘야한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김희수 총장에게 올해는 건양대 의과대학 설립 20주년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의미가 깊은 해다.

김희수 총장을 만나 건양대의 비전과 그만의 확고한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건양대 의대가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소회가 남다를 텐데.

▲지금도 1994년 9월은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교육부로부터 의학과와 간호학과의 인가를 받고 논산역에 내리니 역 광장에 '경축 건양의대 신설'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논산시장을 비롯한 지역 기관장들과 많은 시민들이 축하해 줬다.

신설인가를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었는데 지난달 30일 20주년 기념행사를 하면서 실감이 갔다.

20주년이 된 올해를 또 한 번 도약의 기점으로 삼기 위해 많은 부분들을 준비하고 있고 혁신적인 정책들을 시행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료인은 어떤 모습인가?

▲최근 의료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향후 의료인의 처우와 업무환경에 대해 다양한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료인이 어떤 대우를 받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의료인이 주변 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항상 존경받고, 사랑받고, 성공하는 의사가 될 수 있는가이다.

나는 3가지 모델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싶다. 실력은 기본이고 사람냄새가 나고,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는 가슴이 따뜻한 의료인이 됐으면 한다.

-건양대병원의 경우 올 상반기 의료진의 메르스 감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많은 손실을 보기도 했는데 메르스 방역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지역병원으로서 지역사회로 감염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진을 비롯해 병원직원까지 24시간 사투를 벌였다. 다들 지쳐갔지만 '막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버틴 것 같다.

당시는 많은 직원과 의료진들이 의심환자로 분류돼 자택격리되면서 인력난이 더욱 심해지던 때였다.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당직실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를 보러가는 등 전시를 방불케하는 모습들이었다. 이 같이 전 직원과 의료진들의 노고 덕분에 건양대병원이 메르스 확산을 예방한 모범 병원이 될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간병인 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돼 지난 9월부터 중부권에서는 최초로 51병동을 간병인이 없는 병동으로 만들어 간호사가 환자들을 직접 관리한다. 간병인비에 대한 부담이 없어 보호자와 환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건양대는 논산캠퍼스와 대전캠퍼스가 두 축으로 특성화돼 운영 중인데.

▲논산의 창의융합캠퍼스와 대전의 메디컬캠퍼스 2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논산 창의융합캠퍼스는 교육제도에 특성화를 두고 대전 메디컬캠퍼스는 건양대병원이라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의대, 간호대, 의과학대, 의료공대가 함께 메디컬 콤플렉스를 이루는 특성화를 이루게 된다.

추후 대전 메디컬캠퍼스는 대전 및 충청권의 메디바이오 및 메디컬 산업분야를 연결하고 이끌어갈 중심 클러스터 역할을 담당하게 되고 학생들을 졸업 전 실전경험을 쌓은 노련한 의료전문가가 되어 사회에 나가게 된다.

-최근 대학들은 구조개혁평가에 이어 프라임 사업 등 무한 경쟁, 무한 체제 개혁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양대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대학의 서열구도가 확고한 우리나라에서 건양대는 설립 초기부터 '최초', '유일'한 대학이 되려고 노력해 왔다.

이제 미래 대학은 학생의 니즈를 먼저 알아서 맞춰주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이고 벌써 그런 현상이 진행 중이다. 말로만 수요자를 위한다고 하는 대학은 사라지고 실천에 옮기는 대학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것들이 3주 동안의 미래직장체험, 리더십 캠프 등 신입생들의 학업 동기와 자신감을 부여하는 전국 최초 동기유발학기 시행, 2학년 2학기 취업 및 창업 의지 고취를 위한 취·창업 동기유발학기도 그 일환이다.

뿐만 아니라 2011년 전국 최초로 설립한 융합전문단과대학 창의융합대학, 2004년 대학 최초 취업교육을 위한 전용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 김희수 총장(왼쪽)이 김덕기 취재1부장(부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김희수 총장(왼쪽)이 김덕기 취재1부장(부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건양대 교시가 '정직'이다. 건양대는 인성중심대학교를 표방하고 출발한 대학이다. 군사경찰대학, 창의융합대학, 세무경영대학 등이 무감독 시험을 실시하고 파트너십 트레이닝, 인성교육 학점화 등 인성교육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요즘 가정에서 못하고 있는 밥상머리교육을 아예 교과목으로 개설하고 학생들에게 사람의 기본과 예의범절을 교육하고 있다. 의과대학도 2012년부터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의료인문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철학을 밝혀 달라.

▲나는 교육학을 전공한 학자도 아니고 교육철학을 따로 공부한 사람도 아니지만 '교육자는 학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는 교육자는 교육현장을 떠나야 한다. 현재의 건양을 만든 것도 교수와 직원들의 학생에 대한 사랑으로 과감하게 도전하고 변화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중심이 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

▲'기본에 충실하자'다. 사람의 기본은 '정직'이고 성공의 기본은 '노력'이며 병원의 기본은 '치료', 학교의 기본은 '교육'이다. 기본이 지켜지면 모든게 만사형통일 것이다.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한 생활을 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의 대학 운영 방향은?

▲지금은 건양대가 '교육명문대학'에 문턱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2001년 총장 취임식에서 선언한 것이 '대학은 가르쳤으면 취업까지 책임져야 한다', 또 '건양을 통해 길러내지는 인재는 인성이 갖춰진 실력인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 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양대 캠퍼스 특성화가 자리 잡힌다면 건양대가 25년째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는 교육실험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완성 단계에 이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임기는 그것에 주력할 것이다.


▲김희수 총장은= 1928년 7월 9일생 -1946년 6월 공주고·1950년 연세대 의대 졸업 -1956년 7월~1959년 6월 미국유학(일리노이 주립대학, 뉴욕 세인트 프랜시스병원, 시카고 안과병원 수학) -1962년 8월 김희수 안과의원 개설 -1979년 8월~2001년 1월 학교법인 건양학원 이사장 -1991년 5월 건양대 개교 -2000년 2월 건양대병원 개원 -2001년 1월~건양대 4·5·6·7·8대 총장

대담=김덕기 취재1부장(부국장)

정리=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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