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도입에 반대했던 교사가 혁신학교 추진의 선봉에 서다?”
조일행 미르초 교무(혁신연구) 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혁신학교 도입 과정에서 반대 소신(?)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달라졌고, 혁신학교 현주소를 묻는 질문에 확신에 찬 그의 표정은 더욱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조 부장은 “이전 학교에서는 교무부장이 모든 큰 계획을 다 짜서 아래로 하달하는 구조였고, 행사가 있으니 협조해달라는 일방형이었다”며 “일의 진척도와 속도는 물론 빨랐다. 반면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소통과 참여 확대는 의사결정을 지연하는 측면을 낳기도 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소위 '혼자가면 빨리가고, 여럿이 가면 멀리 간다'는 격언은 바로 혁신학교에 어울리는 철학으로 연결됐다. 각종 회의와 회의록 작성도 번갈아 진행하면서, 교사 전반의 참여도와 주인의식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 10개월여간 혁신학교 진행사항을 지켜본 이경진 학부모회장이 느끼는 변화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감지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즈음 서울에서 남편 및 두 아이와 함께 이사왔다. 예민했던 우리 아이들이 많이 밝아졌다”며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한다. 선생님들이 각종 업무에서 많이 자유로워지니 아이들도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권태우(6년) 전교어린이 회장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과거 호주 유학시절 경험에 비춰보면, 선진국 학습 문화를 많이 닮았다”며 “다모임이란 공간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 기회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교무행정사 배치와 업무 전담팀 운영을 총괄하는 황미애 교감은 “업무부장 4명과 교과전담 6명 등 모두 10명이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며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지도에만 신경쓰고 있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있게 됐다는 의미”라며 혁신학교 도입 후 변화상을 언급했다.
월2회 오전8시20분부터 8시50분까지 아이들과 간담회는 아이들 눈높이 교육을 실현하는데 크나큰 자양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자랑도 덧붙였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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