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건강]생존율 9%, 그들은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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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건강]생존율 9%, 그들은 넘지 못했다

악성종양 중 2.4% 불과하지만 5년 생존율 10% 안되는 '독한 암' 완치 기대할 치료법 수술 뿐, 흡연·비만·과음 피해야 위험 줄어

  • 승인 2015-11-09 14:15
  • 신문게재 2015-11-10 1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슈와 건강] 췌장암

▲류기현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류기현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췌장암은 췌장 내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 덩어리를 말한다. 췌장 종양의 종류로는 주로 낭성 종양의 형태를 띠는 양성종양과 흔히 췌장암으로 불리는 악성종양이 있다. 췌장암은 진행함에 따라 인접한 주위 조직이나 장기를 침범하기도 하고, 림프관을 따라 림프절 전이를 일으킨다. 혈관을 따라 멀리 떨어진 장기에 원격전이도 유발한다. 췌장암은 종류에 따라 췌관선암종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그 이외에 드물게 선방세포암종과, 스티브 잡스로 인해 많이 알려진 신경내분비 종양이 발견된다.

이러한 췌장암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악성 종양 중 2.4%를 차지하고 있으나 매년 발생자수나 사망자수에 있어 지속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2년 발표된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1993년 이후 대부분의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점차 증가하는 반면 췌장암의 경우 1993~95년 통계의 9.1%에서 1996~2000년에 7.6%로 급격하게 떨어진 뒤 2001~05년에 8.0%로 약간 상승하는 듯 했다가 2005~09년 구간에서 8.0%에서 머무는 등 생존률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이러한 추세는 국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암이 진단받은 이후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반면 유독 폐암과 췌장암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30년에는 폐, 기관지암에 이어 우리를 위협하는 암으로 췌장암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췌장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류기현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췌장이란=췌장은 길이 약 15의 가늘고 긴 형태를 하고 있으며, 이자라고도 불린다. 두부(머리), 체부(몸통), 미부(꼬리)의 세부분으로 구분된다. 자리는 위(胃)의 뒤쪽에 위치한다. 췌장의 끝부분에는 비장이 자리 잡고 있고, 머리부분은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몸에서 췌장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소화 효소를 생산하고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액 내 당수치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내분비 기능이 있다. 소화효소와 같은 외분비 물질들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직접 분비되어 위를 지나면서 기계적인 분쇄 및 분해작용을 거친 음식물과 섞여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게 도와준다. 내분비 호르몬들은 췌장내 분포하는 혈관으로 분비되어 전신으로 퍼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췌장암의 원인=췌장암의 3분의 1 정도는 흡연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들이 있다. 실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1.7배라고 한다. 흡연을 할 경우 상대 위험도가 2~5배로 증가한다. 금연을 시작하고도 10년 이상이 지나야 위험도가 비흡연자만큼 낮아진다. 비만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상체중에 비해 여자는 37%, 남자는 3배 이상 높다고 한다. 붉은 고기, 햄,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류와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이 췌장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게 좋다. 또한 단음식과 탄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이다. 췌장 세포들이 반복적인 염증으로 섬유조직으로 변해가면서 췌장 전체가 딱딱해지고 기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원인은 음주다.

▲췌장암의 증상=췌장암의 증상으로 복부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배 뒷부분이나 오른쪽 윗배에서 통증이 시작되며 등쪽으로 통증이 점점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처음에는 통증이 가끔씩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통증도 점점 심해진다. 췌장암 초기 암이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다', '소화가 안된다', '변비가 심해졌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다른 증상으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는데, 황달은 췌장머리 부분에 위치한 종양이 총담관을 폐쇄하여 담즙의 흐름을 막아 혈액내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서 생긴다. 소화장애의 경우 일반적인 상부 위장관 검사를 포함한 다른 소화기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암종이췌관을 막아 소화 효소가 장관으로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심하면 대변의 양상도 바뀌어 물 위에 뜨는 옅은 색의 기름지고 양이 많은 변을 보게 된다. 뚜렷한 이유 없이 몇 달에 걸쳐 체중이 감소하는 것도 췌장암 환자에게 흔한 증상이다. 원인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의 분비가 적어져서 생기는 흡수장애와 식욕부진, 식후 통증으로 인한 음식물 섭취 감소, 암종의 간 전이나 원격 전이 등에 의한 경우들이 있다. 내분비 기능에도 이상이 생기는데 혈당의 상승이 관찰되며, 암이 생기면 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위험요인 부분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종양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췌장암의 치료=치료방법은 여러 진단방법을 통해 설정된 병기와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정해진다.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이런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수술법은 암이 췌장 내에 국한되어 있는지와 주변 구조물로의 침윤여부를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 항암 화학요법은 암세포에 대한 독성을 나타내는 약물을 일정한 주기로 체내에 투여하는 치료요법이다. 암이 진행하여 수술적 요법이 어렵거나 수술 후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지만 전이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항암 화학요법과 동시에 시행되는 경우가 있고, 수술 중에 방사선을 조사하기도 한다. 또한 뼈등의 전이병소에도 조사(照射)가 가능한데, 통증의 완화를 위해 주로 사용된다. 증상치료 요법으로 담관폐쇄시담관 내에 인공관을 삽입하기도 하고,통증이 심한 경우 복강신경절의 신경마취를 하기도 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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