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명희 미르초 교장 |
그만큼 행복이란 말은 우리 삶의 가장 큰 목표이자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그 행복은 서로 다른 모습이고, 행복의 조건도 모두 다르다.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교직원들의 행복 조건도 물론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학교의 여건과 분위기, 구성원, 내가 맡은 학년, 학급, 업무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만족할 때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 중심에는 항상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이 행복할 때 교직원들도 행복하다.
배움이 즐겁고,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지원하는 것이 즐거우면 그 학교는 행복한 학교다.
교육은 빠르게 성장하기보다는 조금씩 성숙해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루에서 콩나물이 조금씩 물을 머금어 싹이 나고 콩나물이 되듯이, 우리 아이들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씩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늘 예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이 고맙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선생님들이 고맙고, 선생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묵묵히 지원해주는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고맙다. 그래서 미르초 교장도 행복하다.
“혁신학교는 잘 되고 있어요?, 성과는 얼마나 나타나고 있나요?” 등은 자주 듣고 있는 질문이다.
아직은 잘 되고 있는지, 얼마의 성과를 내고 있는지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1학기 학교 교육과정 평가 설문 결과가 대체로 만족하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이 결과에 만족하기보다는 아직도 보완하고 좀 더 반성하고 노력해야할 것들이 지금의 결과보다 더 많음을 잘 알고 있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혁신학교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옳은 길로 가고 있는 지도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교사들이 만족해하며, 지켜보는 학부모님들도 만족하고 있으니 방향은 잘 잡은 듯하다. 또한 학교를 운영하면서 가끔씩 겪는 작은 속상함보다는 보람이 더 크고, 이제는 교육 본질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혁신학교 운영하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혁신학교에 대한 정답은 없다. 참여와 소통, 자율과 책임이라는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기본 철학만이 같을 뿐, 학교마다 여건과 구성원 및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운영방법과 내용에 따라 각자 색깔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혁신학교가 꼭 일반 학교보다 더 행복하고 더 나은 교육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일반학교도 학교에 따라서는 더 좋은 프로그램, 더 열심히 하는 교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혁신학교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각 학교 구성원의 역할과 열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느 조직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리더이고, 학교 리더인 교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궂은 일에 솔선수범하고, 구성원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따뜻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교장의 권위를 스스로 찾기보다는 모든 교직원 의견을 수렴할 수있는 허용적 분위기와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 격려가 이뤄져야한다. 성과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기다려주는 너그러움을 발휘한다면, 교장 권위는 바로 서게 되고 더 나은 교육, 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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